[MONEY생각] 조직·임금 유연화

구정모 목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2024. 5.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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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미국과의 교역환경에서 생기는 작은 변화 하나만도 정부와 산업계 모두를 긴장시킨다.

기업과 기관(이하 '기업')에서는 조직 운영과 보상 실행력 확보를 위한 성과관리를 강하게 요구한다.

조직과 임금이란 기업의 경영 활동을 담는 플랫폼이자 동인이다.

반면 기업이 '조직·임금 유연화'를 검토한다고 하면, 직원은 구조조정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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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모 목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믿었던 미국과의 교역환경에서 생기는 작은 변화 하나만도 정부와 산업계 모두를 긴장시킨다. 기업과 기관(이하 '기업')에서는 조직 운영과 보상 실행력 확보를 위한 성과관리를 강하게 요구한다.

대다수 기업이 비슷한 상황에 있지만, 국내 최상위 그룹사가 임원의 주말 출근을 당연시 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는 것만 보더라도 산업현장 실상은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 조직과 임금이란 기업의 경영 활동을 담는 플랫폼이자 동인이다. 건강한 조직자본과 인적자본만이 노사를 존속시킨다는 시각에서 '유연화'란 조직과 임금에 이미 뿌리 깊게 박혀있는 개념이다. 기업별 경영 상황과 성장 사이클에 따라 경영진과 조직 구성원에게 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갈 뿐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조직'은 기업이 영위하는 업(業)에 따라 '단순형(simple)→관료형(bureaucracy)→매트릭스형(matrix)'으로 발달한다. 과업의 달성 여부와 성과 수준에 집중하는 매트릭스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프로젝트형으로 발달하기도 한다. 프로젝트형 조직은 인력의 수시 배치·이동에 유리하며, 한 명이 더 많은 과업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유연화한다. 우리나라 대표 IT 기업에서 운영한 셀(cell) 조직이 프로젝트형 조직 유형의 하나다. 셀 조직은 멀티플레이어로서의 필수 요건(requirements)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교수가 있는 대학에도 적용할 수 있다. 비대면 근무지원을 위한 하이브리드형(hybrid)은 조직 유형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일하는 방식 유연화 추세에 대응하는 시선에서 보면 된다.

'임금'은 조직배부 투입자본 대비 성과(Return on Investment, ROI)에서 출발한다. 가장 먼저 파악할 것은 인적자본 ROI에 따라 회생불가로 확인된 단위조직의 무임승차(free riding) 여부다. 치열하게 효율화하는 인접조직의 성과 저하는 물론 전사적 위기 확산의 발화점이 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대외담당 영업 1팀의 지속적인 실적 저하가 내부담당(captive) 영업 2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예다. 현상을 알면서도 덮으면, 불치라는 부메랑으로 곧 되돌아온다. 임금의 시각에서는 성장·참여 보상(growth·contribution reward)이 대응 방안 중 하나다. 목표를 초과하면 이익배분(profit sharing)을 적용하고, 미달하면 위험배분(risk sharing)에 따라 고정급 일부를 유연화한다.

기업이 새 보상제도 설명회를 연다고 하면, 기대하는 직원은 없다. 어느 기업에서든 한정된 재원 아래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보상은 이 세상에 없다는 진리를 알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이 '조직·임금 유연화'를 검토한다고 하면, 직원은 구조조정으로 여긴다. 이익배분과 위험배분을 전제로, 사측의 안정·존속·성장과 노측의 몰입·고용안정·경력성장의 균형을 조직 효과성 측면에서 어떻게 찾을지가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만 하는 이유다. 향후 3년간 노동법제 개정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고용과 처우 예측가시성(line of sight) 요구는 커질 것이다. 동의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이 리스크를 찾아 조치할 가장 이른 시점이며, 향후 수십 년을 포함한 최고의 경기 활황기다. 구정모 목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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