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통증의 근원을 찾아서[경희대병원 명의토크]

박봉진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2024. 5.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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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은 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통각과 온도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이다. 삼차신경 이상으로 얼굴 한쪽이 칼로 도려내거나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통증이 발작적,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삼차신경통이라고 한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삼차신경통은 인류에 알려진 가장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은 증상이 심해지면 밤낮 구분없이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으로 씻지도, 먹지도 못하고 심지어 말하는 것조차 두렵다고 한다.

원인은 혈관 박동이 신경을 자극해 생기는 혈관 신경압박설이 80%를 차지하고, 나머지 20%는 혈관 외 원인으로 자가면역성 질환이나 뇌경색, 뇌종양에 의해 발생한다. 삼차신경통의 특징은 가만히 있으면 아프지 않다. 얼굴에 자극이 있을 때, 예를 들어 밥을 먹거나 양치질하거나 말을 할 때 근육이 움직이면서 순간적으로 전기 쇼크 오듯이 통증이 생긴다. 통증은 길어도 1분을 가지 않고 대부분 몇 초 정도 유지하다 없어지는 특징이 있다. 얼굴이 아프다고 하면 무조건 삼차신경통이라고 진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환자 중에 실제로 삼차신경통이 아닌 경우가 꽤 있으니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차신경통 첫번째 치료는 약물 치료다. 약에 반응을 잘하므로 대부분 약을 먹으며 10~20년씩 지내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항경련제 약이다 보니, 약에 대한 저항력이 생겨 복용량을 늘려가게 되는 단점이 있다. 최대 용량을 복용해도 통증이 해결되지 않을 때, 약의 부작용으로 복용을 지속할 수 없을 때 다음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다음 치료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치료나 고주파, 알코올을 주입하는 삼차신경차단술 등 수술보다 부담이 적은 시술 치료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삼차신경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삼차신경에 손상을 줌으로써 통증을 덜 느끼게 하는 치료다. 시술 후 통증이 사라지지만 재발 우려가 있다. 또한 재발에 의해 시술 치료를 반복하다 보면 신경 손상으로 얼굴에 감각 이상이 올 수 있다.

이러한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로 미세혈관감압술이 있다. 삼차신경통의 근본적이 원인을 해결하는 수술이다. 혈관이 신경을 압박하고 있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붙어있는 혈관과 신경을 떼고 그사이 의료용 인공 섬유(테프론)를 넣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혈관과 신경 사이에 얇은 솜이불을 넣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완치가 가능한 수술이다 보니 오랫동안 삼차신경통으로 고생한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온다. 내원하는 환자 중 대부분 고주파나 삼차신경차단술 등 여러 번 시술을 받았음에도 통증이 해결되지 않은 환자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통증이 바늘로 찌르거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찌릿하게 오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굉장히 괴로운 질환이다. 고령 환자라도 나이보다 건강 상태가 중요하며 환자의 고통 없는 삶을 위해 관심을 두고 수술에 적극 임하고 있다.

1977년 국내 최초로 CT 검사기기를 도입한 경희대학교병원은 다양한 영상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뇌신경센터도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좋은 환경 속에서 뛰어난 신경외과 의료진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미세혈관감압술을 포함해 다양한 뇌신경과 뇌혈관 수술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박봉진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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