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세대와 두 재료가 얽히는 쌍둥이 주택

조재희 2024. 5.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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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미 스튜디오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이는 도심 속 주택가. 이곳에 오랜 두 친구는 사무실과 주택, 목구조와 콘크리트,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생각이 두 동으로 나뉘고 또 얽히는 집을 지었다.

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 하이브리드 공간이 담아낸 도시와 기후 담론

무너미 스튜디오는 북한산과 도봉산을 바라보며 목재와 콘크리트라는 두 가지 주요 재료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혼합한 건축물이다.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두 명의 집주인을 위해 설계된 쌍둥이 주택으로, 각각 작은 출판사와 1인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117㎡의 작은 부지에도 불구하고, 이 주택은 각 동에 방과 욕실을 두 개씩 갖추고 있다. 97㎡의 콤팩트한 내부에는 수직으로 통합된 생활 공간과 인접한 주방이 조성되어 있다.

목재와 콘크리트, 매스의 교차가 복잡함 속에서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내려다 본 무너미 스튜디오.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지만, 두 동으로 나뉘는 주택이다.

SECTION


무너미 스튜디오의 건축은 기존 아파트 건설과 도시 주택 구성 관행에서 벗어나, 수직으로 같은 유닛을 적층하는 방식과는 다른 수직 구성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당초 계획은 기존 도시 구조를 보존하고 대대적인 철거와 재건축을 지양하는 방향이었지만, 기존 건물의 매우 열악한 상태로 인해 재평가가 필요했다. 이후 디자인 초점은 법규로 인한 제한 사항을 존중하고 이를 역으로 디자인 요소로 바꾸는 동시에 기존 도시 맥락에 새로운 조직과 구성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건축 법규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작업자들의 장인 정신을 최적화하여 같이 사는 주거의 수직 통합뿐 아니라 목재와 콘크리트의 조합에서 나오는 우연적 상황에 주목했다. 그리고 각 동의 상호 침투로 인한 주택의 공간적 조직을 재정의하는 한편, 두 동이 독립적으로 분리되면서도 긴밀한 통합을 이루도록 하였다.

주택이 있는 B동의 마지막층은 강렬한 블루컬러로 마감했다.
서재를 겸하는 4층에는 양쪽으로 폴딩 가벽을 두었다. 닫아서 아늑하게 쓰거나, 열어서 주변 풍광을 시원스레 담아낸다.
A동의 실내. 계단실이 공간 속에 얽히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통합’과 ‘독립’이라는 용어가 모순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건축 안에서 이는 모순되지 않는다. 한국의 전통적인 ‘방’을 목재 큐브와 박공지붕으로 전환한 가장 단순한 유형을 채택하고, 콘크리트가 지상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개방형 뼈대로 이 ‘방’을 지지하는 철근 콘크리트와 혼합된 목조 주택의 다른 형식을 선보였다. 이 재료의 혼합으로 서울의 고층 주거에 도전하고 실내 조직에 대한 느슨한 용도(Loose-Fit)라는 개념을 구현했다. 이는 목조 건축 고층화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경량목구조에 대한 이해, 국내에서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의 숙련도, 그리고 단기 건설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목재와 콘크리트라는 재료 선택을 통해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에 대한 서울의 건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PLAN


건축면적은 크지 않지만, 천장이 열려 있고 계단판도 반투명한 타공판을 적용해 실내가 갑갑하지 않다.
A동 4층 계단실. 지붕창 덕분에 채광이 풍부하다.

기후 변화의 급격한 변화와 예측 불가능성에 직면하면서, 우리는 무너미 스튜디오를 통해 폐쇄되지 않은 외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모색했다. 서울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겨울에는 영하 15℃, 여름에는 40℃까지 다양하고 적응 가능한 실내 공간을 실험했다. 전통적인 지혜가 내재된 목재와 근대적인 재료인 콘크리트 재료를 통합하고, 항시 온화한 기후에서 그려지는 근대주의적인 이념을 거부했다. 서울의 수많은 아파트 단지의 대규모 재개발과 여기에 콘크리트를 무분별하게 부어 넣는 것과는 다른 회복력 있는 건축 문화에 대한 상상을 무너미 스튜디오를 통해 그려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강북구
대지면적 : 117.27㎡(35.47평)
규모 : 지상 4층
최고높이 : 15m
건축면적 : 70.32㎡(21.27평)
연면적 : 194.52㎡(58.84평)
건폐율 : 59.96%
용적률 : 165.87%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철근콘크리트 +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합판 내벽 / 지붕 –철근 콘크리트 + 2×10 구조목
주차대수
: 1대 단열재 : 수성연질폼 150㎜
외부마감재 : 외벽 – 탄화목 + 노출콘크리트 / 지붕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벽 – 오동 무늬목, 노루페인트 친환경 도장 / 바닥 –㈜마루공간 LX하우시스 그란데 오크, 라이트 에쉬, 데코타일, 강마루 / 천장 –오동 무늬목, 친환경 도장
욕실·주방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민수씨 타일
주방 가구 : 리젠스 LQ540
조명 :아카데미조명(서울 중구)
계단재·난간 : 동봉테크
현관문 :럭스틸 씬뚜라 현관문
방문·중문 : 청암특판 목재 도어 위 페인트
붙박이장 : 이가 인테리어
창호재 : 위드지스 72㎜ 알루미늄 이중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철물하드웨어 : 사랑철물 심슨스트롱타이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석 : 데엠 석재 화강석, 흑자갈
전기 : 세종전기
기계 설비 : 태림종합기계설비
구조설계 : 하이구조
시공 : 이정훈 + 모르포
감리 : 테이블오 건축사사무소
설계 : 김정인(숭실대학교) + 테이블오 건축사사무소

필요한 만큼만 콤팩트하게 구성된 침실. 데드스페이스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방문은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했다.
A동의 4층 서재공간. 창 너머로 마을 풍경이 멀리까지 담긴다.

ZOOM IN : 경량목구조 + 철근콘크리트 하이브리드 구조와 실내 미시 기후

목재와 콘크리트의 혼합에서, 콘크리트 뼈대는 목재로 플러그인된 방의 작은 구조물을 위한 지지 요소로 작동한다. 반면에 목재는 프레임과 합판으로 구성된 단순한 어셈블리 공간으로 구성되어, 콘크리트 위에 수직으로 쌓인 다중의 외피를 형성한다. 이러한 디자인 선택은 단순히 목재를 CLT 또는 글루램(Glulam)과 같은 전체 구조 대체 재료로 인식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콘크리트는 목조 방의 플러그인을 지지하는 최소한의 구조로 사용되었다. 이 조합은 건물 외피 내에 여러 층을 만들어 높이에 따른 열 성능을 발휘하며, 최하부와 최상층 사이 8~10℃의 온도 차이를 만들어냈다.

건축가 김정인 : 건축연구소 도시락
연세대 건축공학과 학사, UC Berkeley 석사(MArch) 및 박사(Ph.D) 과정을 졸업하였다. 샌프란시스코의 KMD, 워싱턴 DC의 SBA 등 다수 국내외 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현재 숭실대학교 정교수이면서 건축연구소 도시락(DoSeeRock)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시아 도시 맥락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건축 주제를 관찰하고 특이점을 선택하여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010-6440-8097 www.doseerock.kr

김정인 | 사진 김태윤 | 기획 신기영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5월호 / Vol.30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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