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둥둥, 런던 미친 집값에 "보트서 살았더니"…무섭게 뛴 연료비

김희정 기자 2024. 5. 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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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집 대신 보트를 사서 거주해온 영국 런던 시민들.

최근에는 하우스보트 정박 비용과 관리비가 치솟으면서 강 위에서도 못 살판이다.

뉴욕타임스는 땅 위의 집은 언감생심이고 '물 위의 집'인 보트하우스 생활마저 여의치 않은 런던의 주거 대란을 소개했다.

CRT는 4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보트 기본 면허 비용을 2022년 4월부터 4%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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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보트 10년간 86% 증가… 계류지 포화, 유지비도 급증
영국 런던의 타워브리지 앞에 떠있는 하우스보트 /사진=에어비앤비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집 대신 보트를 사서 거주해온 영국 런던 시민들. 최근에는 하우스보트 정박 비용과 관리비가 치솟으면서 강 위에서도 못 살판이다. 뉴욕타임스는 땅 위의 집은 언감생심이고 '물 위의 집'인 보트하우스 생활마저 여의치 않은 런던의 주거 대란을 소개했다.

영국 수로 관리 단체인 CRT(Canal & River Trust)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영국에 주거용 보트는 86% 급증해 4000척을 넘겼다. 영구 계류할 수 있는 법적 장소가 없는 보트의 수는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CRT는 주거용 보트의 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지만, 영구 계류장이 포화해 정박하지 못하고 떠도는 주거용 보트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의 주거용 보트는 선착장이나 부둣가에 있는 영구 계류장을 이용하면 전기 등 일상적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런던 시내의 영구 계류장은 정원이 다 찼다. 결국 영구 계류지가 없는 보트들은 보트를 최소 14일마다 주차 공간으로 이동시키며 '연속 순항' 할 수밖에 없다.

주거용 계류장에 있는 보트 소유자는 육지의 주택 거주자와 동일하게 주택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CRT는 지난해 주택 계류장이 없는 보트 소유자가 정부의 에너지 지원 제도에 포함되도록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CRT는 운하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불량 보트를 단속하고 있다. 자전거를 탄 CRT 직원들이 각 구역을 관리하면서 각 보트가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는지 기록하고 체류기간이 초과되면 하루 25파운드(4만3000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CRT 홍보 관계자는 "주거용 보트가 급증한 이유는 런던의 심각한 주택난과 생활비 급증 탓"이라고 밝혔다.

에어비앤비에 올라와있는 하우스보트 사진

그러나 주거용 보트마저 관리 비용이 급증하면서 거주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디젤과 가스 가격이 약 50% 뛰었고 보트 면허비용까지 인상됐다. CRT는 4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보트 기본 면허 비용을 2022년 4월부터 4% 올렸다. 일정 규격의 보트에는 추가 5%가 할증된다.

영구 계류지 이용 비용도 두 자릿수 뛰었다. 보트에서 영유아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마크 나이틀리씨는 신문에 "배의 크기가 커지면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드는데 5년마다 엔진 서비스를 받아야 하고 영구 계류지 이용 비용만 11% 올라 연간 10만파운드를 낸다"고 말했다.

런던 사우스워크 자치구 의회는 600만 파운드를 들여 선착장을 재개발하기 위해 계류지 이용료를 높였다. 물과 부두의 건강 및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세척 시설과 카페를 만드는 한편 선적 컨테이너에 있는 오래된 작업장을 새롭게 교체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지역의 주거용 보트 거주자들은 치안과 위생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개발 계획이 저소득층의 주거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나이틀리씨는 "시의회가 어떻게 사람들을 강제로 쫓아내려고 하는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 런던의 주택 상황은 어차피 끔찍한데 더 악화시키는 조치"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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