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던 뚝섬이 아니다"…더 높아지는 성수동

김진수 2024. 5. 1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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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전략1~4지구 잰걸음…77층 도전도
나머지 성수 준공업지역도 높이 120m까지
삼표레미콘·이마트 부지도 개발…'천지개벽' 기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높아진다. 바로 옆 '서울숲 3대장'으로 불리는 갤러리아포레(45층), 아크로서울포레스트(49층), 트리마제(47층)보다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선다.

한강변에 자리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최고 77층 주거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공장이 즐비하던 과거를 지우고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성수동이 더 발전할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MZ 핫플' 성수동, 상가 매매가는 오르나…(2023년5월3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모습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8900가구' 품는 성수전략구역…4지구는 77층 목표

성수전략정비구역은 2009년 구역 지정 후 오랜 기간 멈춰있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사업이 재개됐다. 서울시가 정비계획변경안을 발표하며 최고 50층 높이 제한을 풀고 한강변 접근성을 높이기로 하면서다.

속도가 가장 빠른 1지구는 올해 2월 지구단위계획 및 정비계획변경안에 대한 주민 공람이 이뤄졌다. 공고엔 기존 50층(150m)이던 주택용지의 최고층수(높이)가 공란으로 기재됐다.

성동구는 "향후 건축심의 시 특별건축구역을 고려해 건폐율, 용적률, 일조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주택 규모는 총 2909가구에서 3019가구로 변경됐다.

구는 3월말까지 2지구에 대한 주민 공람도 실시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최고층수(높이) 제한이 사라졌다. 총가구 수도 1907가구에서 2413가구로 늘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대상지 /그래픽=비즈워치

4지구(1579가구 계획)는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해 77층에 도전한다. 일단 50층 이하 규제에 맞춰 설계사를 뽑은 뒤 정비계획변경이 고시되면 77층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지난달 '더(THE) 77'이란 상표도 출원했다.

높이 50층 이상인 초고층건축물은 피난층을 설치해야 하는 등 공사비가 더 필요하지만 조합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건축비가 더 들긴 하겠지만 전체 사업비를 고려하면 그렇게 크게 늘진 않는다"라며 "한강 조망 가구를 더 확보하고 거주환경이 쾌적해질 테니 그정도는 얼마든지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엔 설계공모를 공고하고 이달 2일 신청을 마감했다. 하지만 DA그룹엔지니어링과 한국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하면서 유찰됐다. 조합은 오는 17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20일까지 재응모를 받기로 했다. 한편 3지구(1852가구 계획)는 조만간 조합장을 선출해 사업 속도를 낼 계획이다.

개발호재 넘치는 성수동…강남 대안 벗어날까

성수동은 대규모 주거타운 외에도 다수의 개발계획이 예정됐다. 특히 오피스와 상업시설이 확충되면서 직주근접이 실현되고 지역의 전반적인 성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강변 주거지를 넘어 새로운 산업의 중심지가 돼 가는 모습이다.

성동구는 오는 23일까지 성수 준공업지역 지구단위계획안 주민 열람을 실시한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제외한 성수동 전체가 대상지다. 용적률 최대 1.2배 완화, 높이 최대 120m 완화로 규모 있는 개발이 가능해진다.

구는 "이곳엔 성수전략정비구역의 고급주택 사업과 굵직한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역변화 흐름을 반영해 첨단산업 거점, 문화도시 조성이란 목표를 갖고 준공업지역을 통합적·계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의 한 조합 관계자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오피스가 더 높게, 많이 지어지는 건 지역 전체가 좋아지는 일"이라며 "일자리가 늘고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더 좋은 상업시설도 생기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 삼표 레미콘공장 부지 일대 개발사업 위치도 /그래픽=비즈워치

삼표레미콘 부지엔 첨단산업 기업들이 입주하는 글로벌 미래업무지구(GFC)가 조성된다. 기존 오피스 위상도 높아져 성수동이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서울숲의 심장' 삼표 부지, 성수동 가치 높일까(2023년12월19일)

부동산 정보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성수동엔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해 약 198만㎡(60만평)에 달하는 업무시설이 있다. 주요 오피스의 공실률은 0%대다. 2021년 3.3㎡(평)당 21만원대였던 임대료는 지난해 29만원대로 40%가량 상승했다. 

앞으로 4년간 팩토리얼 성수와 젠틀몬스터 신사옥 등 약 66만㎡(20만평)의 업무시설이 공급된다. 특히 성수 이마트 부지엔 약 21만㎡(6만5000평)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가 들어서고 크래프톤이 4분의 3을 빌려 쓸 예정이다.

임지원 알스퀘어 연구원은 "성수 권역은 과거 강남업무지구(GBD)의 서브 권역으로 성장하며 중소형 오피스가 주를 이뤘다"라며 "이젠 독자적이고 개성 있는 기업들의 수요가 뒷받침돼 신흥 업무 권역으로 부상 중"이라고 분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올 유인이 생겨 지역 전반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우리가 알던 예전의 성수동은 벗어났다고 보는 게 맞다. 주택 가격도 이미 높지만 더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성수 권역은 강남과 직선거리 2km에 불과하고 강변북로·올림픽대로와의 접근성이 높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 분당·판교 업무지구까지 30분 내로 접근이 가능하다. /자료=알스퀘어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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