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지킨 한반도 하늘 위로… '불멸의 도깨비' F-4 마지막 비행 [뉴스 투데이]
1969년 도입… 방위성금으로 구매도
AGM-142 공대지 미사일 탑재
“‘팬텀’ 뜨면 北 비행기 꼬리 감춰”
평택·천안·포항·대구 등 상공 날아
KAI 위치한 사천선 KF-21 합류
F-15K와 과거·현재·미래 보여줘
“고생 많으셨습니다” 교신 받고
3시간여 만에 수원 기지로 복귀
“조국 수호의 의지는 영원할 것”
“오늘 하늘은 세븐 클리어입니다. 팬텀(F-4 전투기)이 고별 순례를 하기에 딱 좋은 날씨죠.”
“굿바이 팬텀” 대한민국 공군은 F-4E 팬텀 4대가 지난 9일 49년 만의 국토순례 비행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팬텀은 1969년 도입된 후 1994년 KF-16이 전력화하기 전까지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다. 팬텀 퇴역식은 다음달 7일 수원기지에서 열린다. 사진은 수원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공군 제공 |
고별비행에 나선 4대 중 2대에는 한국 공군 F-4의 옛 도색이었던 정글 위장 무늬와 연회색 도색을, 나머지는 현재의 진회색 도색으로 비행했다. 동체 측면에는 ‘국민의 손길에서, 국민의 마음으로 1969-2024’라는 기념 문구와 함께 F-4를 상징하는 스푸크(spook·유령)가 그려졌다.
F-4 상징 ‘유령’ 새기고… 다음달 7일 퇴역을 앞두고 고별비행에 나선 공군 F-4E 팬텀 ‘필승편대’의 동체 측면에는 ‘국민의 손길에서, 국민의 마음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5년 방위성금으로 구매한 F-4D 5대에 ‘필승연대’라는 명칭을 직접 부여했다. 공군 제공 |
편대를 이끄는 1번기는 전·후방 조종사 모두 베테랑으로 편성됐다. 2~4번기 후방석엔 기자들이 탑승했다. 무기통제사로 불리는 후방석 조종사는 △레이더 운용 △좌표 입력 △공대지 레이저 유도 폭탄(LGB) 등 무장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후방석 조종사로 830시간을 비행한 제11전투비행단 부단장 이성진 대령은 “AGM-142를 비롯해 최대 8480㎏이라는 무장을 탑재할 수 있었기에 F-4가 뜨면 북한이 아예 비행기 자체를 띄우지 않았다”며 “후방석은 좁은 조종석, 제한된 시야, 비행 중 지속적으로 레이더 및 계기판 관측 등에 몰두해야 하는 것 때문에 멀미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F-4E는 오랜 시간 임무를 수행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후방석에 앉아 착용한 안전벨트의 가죽은 낡았고, 쇠붙이로 된 결속부는 닳아 있었다. 전투기의 계기판과 백미러도 때가 탔다. 고별비행이란 것이 비로소 실감이 났다.
귀순한 北 MiG-19기 유도하는 F-4 공군 F-4E 팬텀 전투기가 1983년 2월25일 서해 연평도 상공을 통해 귀순하는 북한 공군 리웅평 대위가 탄 MiG-19기를 수원 기지로 안전하게 유도하고 있다. F-4 팬텀은 1969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후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고 다양한 작전에 투입됐다. 공군 제공 |
국방부공동취재단,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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