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연결'로 돋보인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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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 '전서아프로젝트하자'의 연극 '커튼'(전서아 작/연출)은 연결된 이야기들을 담고있다.
'커튼'은 등장인물인 수정의 욕망을 통제하기도 하고 나정의 잊었던 취향을 다시 살리며 두 이야기가 말랑말랑하게 이어진 것처럼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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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아프로젝트하자 연극 '커튼'
'연결' 통해 객석으로 질문 확장
[조형준 공연기획자] 지난달 5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 ‘전서아프로젝트하자’의 연극 ‘커튼’(전서아 작/연출)은 연결된 이야기들을 담고있다. ‘커튼’은 등장인물인 수정의 욕망을 통제하기도 하고 나정의 잊었던 취향을 다시 살리며 두 이야기가 말랑말랑하게 이어진 것처럼 묘사한다. 하지만 대면하는 당사자들의 시선에선 끝없이 계속된 결핍 및 가난의 시간, ‘인생에 뭔가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유예의 시간이 물들어 있다. 이 당사자들은 ‘지금 여기’를 사는 여성들이다. 등장하는 여성 4인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고 이어지면서 단단하고 생생하게 밀도를 높여가며 관객들을 무대 속으로 빨아들인다. 심지어 ‘이거 연극이야’ 대놓고 알려 줘도 관객은 이야기에 빨려든다.
‘여성 서사’나 ‘연대’ 등의 건조한 말을 굳이 꺼내놓지 않아도 관객은 이 이야기가 건네는 질문을 깊은 공감으로 크게 환대한다.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다. 서로 간의 반가움, 정겨움, 안쓰러움과 안타까움 등이 끈끈하고 밀도 높은, 구호가 아닌 진짜 연대감을 만들어낸다. 이 연대감은 “우리는 서로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공동의 질문으로 모여, 객석으로, 극장 밖으로 연결돼 확장한다. 이 질문의 연결과 확장의 전 과정이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진한 공감과 감동의 정서를 만끽하게 한다.
이 연극을 통해 이야기의 힘을 믿게 된다. 좋은 이야기는 좋은 배우들을 만난다. 우리 일상의 다양한 모습과 그대로 닮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연기는 객석을 점도 높게 파고든다. 그래서일까? 포스터에는 김섬, 정다함, 정대진, 정은재 배우의 이름이 별자리처럼 박혀있다. 연극 ‘커튼’은 기울어진 커튼과 원을 그리며 도는 시간을 표현한 듯한 테이핑이 무대의 전부인데, 마지막 종이가루가 날릴 때 객석은 황홀함을 이야기할 정도로 제대로 연결된 4명의 여성 이야기가 관객의 상상력과 공감대를 무한 확장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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