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도 탈중국" 외친 미국…2032년까지 '지우기' 추진

황재희 기자 2024. 5.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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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보안법 통과 시 의존도 '뚝'
향후 비용증가로 약가영향 우려
우시, 미국 외 사업 확장 가능성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미국과 중국 국기가 걸려있는 모습 2023.11.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도 ‘탈중국’을 선언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 및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이 최종 통과될 경우 향후 미국 내 바이오 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생물보안법안은 미국 의회가 선정한 중국의 우려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여기에는 중국 CRDMO(위탁연구개발생산) 기업인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 유전체분석 장비를 개발하고 유전체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기업 BGI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제약전문매체인 엔드포인트뉴스 등은 미국 하원의원들이 생물보안법안 내용에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우려 바이오 기업들과 오는 2032년까지 계약을 종료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미국 기업들이 기존에 이들 중국 기업과 맺었던 계약을 2032년까지 완료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약품 개발의 경우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지금부터 2032년까지의 기간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생물보안법안 적용 대상 중국기업 리스트는 백악관의 관리예산국(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이 결정할 예정이며, 우시앱텍 등 특정 바이오기업은 자동적으로 명단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생물보안법안이 최종 통과된다 하더라도 미국 바이오가 생각보다 중국에 의존하는 비중이 커 그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바이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기업 124개사 중 79%가 중국에 기반을 두거나 중국이 소유한 제조업체와 최소 1개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기업의 74%가 전임상 및 임상 서비스를 위해 중국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응답기업의 30%는 승인된 의약품 제조를 위해 중국과 연계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바이오협회는 이 기업들이 제조 파트너사를 바꾸는데 최대 8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의존도 탈피하는 미국…비용 증가에 따른 약가부담 우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오기환 센터장은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의 CDMO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이전 기간이 필요하고, 기존에 완제로 공급했던 약은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관건”이라며 “때문에 미국 의회에서도 그 기간을 2032년까지로 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이 CDMO(위탁개발생산) 등에서 중국 기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서비스뿐 아니라 비용적인 부분도 크다. 자국의 CDMO 및 다른 기업들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기술이전 등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오 센터장은 “미국의 약가제도는 상당히 탄력적이어서 외부 인상요인이 있다고 하면 그것이 그대로 반영된다”며 “만약 그러한 외부요인이 인상된다고 하면 그것이 분명이 약값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약가 자체가 올라 미국 환자들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황재희 기자 = 지난 8~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에서 우시앱텍이 부스를 열고 전시하고 있다. 2024.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우시,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사업 확장 가능성

우시앱택의 지난해 매출 261억 위안(한화 약 5조원) 중 65%,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 170억 위안(약 3조원) 중 47%는 북미시장에서 창출되는 등 우시는 미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외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등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싱가포르 투아스 바이오메디컬파크에 14억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CRDMO 센터를 착공했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비즈니스 행사인 ‘바이오코리아’에도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부스를 크게 마련하고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섰다. 반면 오는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미국 바이오 행사인 ‘2024 바이오 USA’에는 불참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안이 최종 통과될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 분위기라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며 “우시가 미국에서 진짜로 제외되지 않게 지금 다각도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겠지만, 만약의 가능성을 대비해 아시아 지역 등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시가 글로벌 기업인만큼 여러 측면에서 우시를 이용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기업들도 많을 것”이라며 “다만 바이오는 미국 시장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우시와의 관계가 향후 미국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어 기업들도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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