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Q째 흑자 전환에도 누적 42조 적자…요금인상 불가피

이승주 기자 2024. 5.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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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42.3조·이자 4조…재무개선 만으로 역부족
중동사태·고환율 등 리스크에 요금 1년째 동결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시내 주택밀집지역 우편함에 꽃혀있는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고지서. 2023.05.15. kch0523@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한국전력이 재무구조 개선과 요금인상 등에 힘입어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누적 기준 적자가 여전히 42조원을 육박한데 올해 이자 비용 만으로 4조원 넘게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분쟁까지 확전되고, 고환율 등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추가 적자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 이후로 미뤄둔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29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95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23조2927억원으로 7.9%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계속됐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지난해 3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 기준 3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이다.


글로벌 에너지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실적이 개선된 배경 중 하나는 전기요금이다.

지난 1분기 실적 개선은 전기 판매 수익은 늘어난 전력을 구입하는 비용은 줄어든 데 기인한다. 그동안 연이어 세 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한 영향으로 판매단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판매단가는 전기 판매량이 약 1.1% 감소했음에도 약 9.8% 상승했다. 이로 인해 거둬들인 판매 수익이 1조5059억원 늘었다. 전력설비가 증가하면서 수선유지비로 1399억원 지출하는 등 영업비용이 늘어났지만, 판매가 상승에 전기 판매 수익이 증가했다.

전기요금 인상은 사실상 지난해 5월 이후 멈춰 섰다. 지난 4분기에 산업용(을) 전기요금만 ㎾h당 10.6원 인상한 바 있다. 한전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흑자로 돌아선 가운데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까지 겹치자, 정부는 요금인상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총선 이후로 인상 논의 시점을 미뤘다.

하지만 더 이상 인상 논의를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익을 내면서 적자를 조금씩 털어내고 있지만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연이은 흑자에도 누적 기준으로는 적자가 42조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 부채가 200조원을 넘겨 이자로만 4조4000억원 가량 지출해야 한다.

[가자지구=AP/뉴시스]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탈출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 도착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라파에서 지상 작전을 벌이면서 약 15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대피한 것으로 추산했다. 2024.05.10.


게다가 올해 대내외 리스크도 상존한다. 지난해 말 불거진 중동 사태가 확전되는 만큼 최악의 경우 오일쇼크 수준으로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00원을 돌파할 정도로 고환율인 상황도 에너지를 수입하는 입장에서 반갑지 않다.

최근 연이어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그 규모는 매 분기 줄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근 흑자로 돌아섰을 때부터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2조원)에서 4분기(1조9000억원)에 이어 지난 1분기 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한전이 역대급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누적 42조원 적자에 수조원 규모의 이자 비용을 감당하려면 요금 정상화가 필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앞선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인상 시) 산업 부문에서 우려하고 있다. 인상이 시급하지만 고물가에 산업과 민생에 직격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동 상황도 불안정한 만큼 계속 주시하며 적절한 시점을 찾는 중"이라며 "종합적으로 밸런싱(균형)을 맞춰야 한다. 적절한 (인상) 시점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 관계자는 "자구노력을 철저히 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며 경영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앞으로 누적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과 전기요금 조정방안 발표를 앞두고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 사장은 브리핑에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소상공인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대용량을 오는 9일부터 10.6원/㎾h 인상한다고 밝혔다. 2023.11.08.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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