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강자 SK증권에서 10년간 벌어진 일...이게 정말이라고?
[편집자주] 한때 SK그룹 계열 증권사로 '강소' '알짜'란 수식어가 붙었던 SK증권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실적은 후퇴하고 존재감은 사라졌다. 부진 속에서도 10년간 자리를 지킨 장수CEO(최고경영자) 김신 전 대표의 과오가 부각된다. SK증권은 어쩌다 속 빈 강정이 됐을까
#증권업계 평균을 깎아내리는 회사도 있다. SK증권이 대표격이다. 최근 7년 평균 ROE가 2.78%에 불과하다. 비슷한 규모의 △교보증권 7.69% △DB금융투자 5.53% △하이투자증권 6.79% △부국증권 7.75% 등 티어그룹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한 증권사 임원은 "F학점 회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표가 엉망"이라고 귀띔했다.
업계 최고수준인 부문도 있다. 임원 숫자다. 904명 임직원 가운데 임원이 무려 103명으로 11%다. 삼성증권은 1%, 교보증권 3%, 하이투자증권 4%, 키움증권 5%, 한국투자증권 2%, 메리츠증권 3%다. 타사 팀장, 부장급이 SK증권으로 이직하면 임원이 된다.
소액주주들의 속을 까맣게 타들어간다. 주가가 10년간 663원에서 599원으로 10% 하락했다. SK증권을 믿은 장기 투자자일수록 손해가 크다. 지난해 현금배당 수익률은 0.76%다. 대신증권은 10년간 주가가 2배 넘게 올랐고 지난해 현금배당 수익률이 7.41%에 달했다.
시총 뿐만이 아니다. SK증권은 경영실적 면에서도 10여년 전과 비교해 퇴보하거나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매출(영업수익)은 별도기준 2012년 5206억원에서 지난해 1조619억원으로 12년간 2배 가량 늘어났다. 비슷한 규모인 하이투자증권은 이 기간 7.5배(3361억원→2조5119억원) 성장했다.
수익성도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별도기준 SK증권의 2014년 순이익은 34억원을 기록했고 2019년 331억원까지 늘기도 했으나 시장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역성장을 면치 못한다. 최근 2년간 순이익은 각각 44억원, 21억원에 그쳤다. 2022년 0.74%로 0%대로 떨어진 ROE는 2023년 0.35%까지 악화됐다.
2012년 3조9648억원이었던 자산규모는 지난해 5조5960억원으로 늘었지만 유진투자증권(3조3904억원→8조1279억원)과 하이투자증권(3조386억원→10조6909억원)에 비교하면 뒤처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실적이 퇴보하다 보니 증권업계에서도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 "미래가 있는 증권사라 말하기 어렵고 투자가치는 더더욱 없다"는 경쟁사 임원의 말은 뼈아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 중 가장 큰 임직원 및 지점 규모를 보유함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3개년(2020~2022년) 회사의 평균 ROA(자산수익률)는 0.3%로, 중소형사 평균(2.2%)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3년초 990명이었던 SK증권의 직원은 지난해말 904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20명에 불과했던 임원수가 103명으로 늘어났다. 총 임직원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고소득을 받는 임원은 무려 5배가 늘어난 것.
SK증권 관계자는 김 전 대표와 관련, "2013년 580억원 영업손실이였으나 2014 년 회사 취임 이후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흑자경영을 이어 갔으며, 친환경 특화, 디지털 금융 플랫폼 증권사로 입지를 굳히는 등 경영성과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올해 10년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미등기임원으로 지위를 바꿔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SK증권 관계자는 "김신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현재 신사업 발굴과 해외사업 개척 등 전략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SK증권 당기순익이 21억원인데, 김 전 대표 급여만 17억원"이라며 "소액 주주들이 김 전 대표가 오너 경영을 연상시키는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성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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