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기관장 줄줄이 '공석'…개각·개원 이후 인적 쇄신?

세종=조규희 기자, 이정혁 기자, 김남이 기자, 박건희 기자 2024. 5. 13.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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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산업부 소관 공공기관 부기관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10.31/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부 주요 부처 산하기관의 수장 공백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4월 기준 임기가 만료되거나 공석인 기관이 3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산하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된 곳은 24곳이다. 기관장이 공석인 곳은 5곳이다.

4월 말 기준 산업부 산하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된 곳은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거래소 △한국남동발전 △한국가스기술공사 등 12곳이다. 과기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7곳 이며 국토부는 △한국부동산원 △한국교통안전공단 2곳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도 지난 2월 임기가 끝났으나 자리를 유지 중이다.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임기가 지난 3월 종료됐지만 후임 사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서태종 금융연수원장도 지난달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이런 상황은 4개 부처를 포함해 행정부의 19부 3처 19청까지 확대하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전임 문재인정부에서 발탁된 인사로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까지 일선에서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의 대표자 인사가 바뀌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정부 개각 이후 공기업과 부처 산하기관의 인사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과 내각 쇄신 차원에서 한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 개각·국회 개원 이후 산하기관장 대대적 인적 쇄신할까
정부 주요 부처 산하기관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수장 공백에 따른 업무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수장이 임기 만료로 옷을 벗었으나 후임 인선이 지연되는 탓이다. 공석은 아니지만 후임자 인선이 늦어져 어정쩡하게 임기가 연장되는 산하기관도 넘쳐난다.

총선 패배에 따른 국정 쇄신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장·차관 개각과 산하기관장 임명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개각 시점이 불투명하고 기관장 등 인사 추천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부처 산하기관의 장기간 업무 공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현재 수장이 공석인 기관이 5곳에 이른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까지 합치면 40곳에 달한다.

정부 부처에서 가장 많은 산하기관을 보유한 산업부의 경우 현재 공석인 산하기관만 △강원랜드 △한국에너지재단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탄소산업진흥원 등 4곳이다. 이날 기준 임기 만료 기관은 13곳, 올해 만료되는 기관은 11곳이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 김포국제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을 총괄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윤형중 사장이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겨두고 지난달 스스로 옷을 벗었다. 한국부동산원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수장들의 임기가 모두 만료됐음에도 여전히 직을 유지하고 있다.

과기부 산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외에 출연연 5곳의 기관장 공석 상태도 이어지면서 각 출연연들의 사업 계획, 조직 개편 등의 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3월 취임한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2021년 4월 취임한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백형희 한국식품연구원 원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한석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이진용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등의 임기가 종료된 상태다.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도 지난 2월 임기가 끝났으나 자리를 유지 중이다.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지난 3월, 금융연수원장은 지난달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이렇듯 정부 정책을 일선에서 집행하고 국민과 접점이 많은 정부 산하기관들의 수장 공백이 이어지면서 집권 3년차에 돌입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임기 만료와 수장 공석 기관 대다수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 임명된 인사들이다. 다른 의미로 집권 2년차까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를 수행하는 새로운 인물로 정책 집행 기관을 채우지 못했다는 의미다.

수장 인사 공백에 따라 내부 인사 적체와 기관 구조 개혁 등의 부정적 영향이 뒷따른다. 새로운 국정 과제 등을 수행하기 위해 인사와 조직 혁신을 필요한데 곧 떠날 수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다.

정부의 인사 지연도 산하기관 업무 공백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사장 임기 만료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됐으나 정부 부처에서 이렇다할 지침이나 결정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장·차관 개각 이후 까지 인사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4월 22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한 총리는 내각 쇄신을 위해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집권 후반부를 맞아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개각 시점과 안정적인 산하기관장 임명을 위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이후 임원추천 과정이 진행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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