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지연에 갈곳 잃은 자금, MMF에 11조 몰려

신아형 기자 2024. 5. 1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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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현금성 투자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이달 들어 11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아무리 견조하다고 해도 장기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기업 환경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당연히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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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없는 증시, 단기자금 급증
CMA 잔액 지난주 83조 역대 최고
투자자예탁금은 9일새 1.6조 줄어
증권계 “당분간 박스권 이어질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 자금이 파킹형(단기자금) 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현금성 투자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이달 들어 11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여당의 총선 패배 이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들의 주가도 횡보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MMF 11조 급증…CMA 역대 최고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9일 기준 208조7951억 원으로 지난달 30일(197조1372억 원)보다 11조6579억 원 증가했다. MMF는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7일 기준 83조8411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60조 원대에 머물던 월간 CMA 잔액은 연초 70조 원, 3월 80조 원대를 넘겨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MA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개인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때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은행권의 대기 자금도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3371억 원으로 1월 말(590조7120억 원)보다 25조6251억 원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보니 투자자들은 시장을 관망하거나 금, 미국 국채 등으로 자금을 이동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가 연 3.50∼3.60%로 기준금리(연 3.50%)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0일 57조2306억 원에서 이달 9일 55조6651억 원으로 1조6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달 초 59조 원을 돌파했던 투자자 예탁금이 감소세를 보이는 건 중동 분쟁과 환율 급등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당분간 주도주 없는 박스권 장세”

특히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대기성 자금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 성장세가 금리 인하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아무리 견조하다고 해도 장기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기업 환경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당연히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를 견인할 주도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16% 오르며 약 한 달 만에 2,700 선을 탈환했지만 이후 상승 동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8만 원 선, 18만 원 선을 뚫지 못한 채 횡보 중이다. 연초 증시를 견인했던 기업 밸류업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식어가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코스피 거래 대금 상위 10위권 안에 있었던 현대차는 22위로 밀려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적어도 2분기(4∼6월)까지는 뚜렷한 방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 현실화 분위기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애매한 구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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