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된다면 뭐든…유튜버들 자극적 소재 ‘피 튀기는 경쟁’

김준용 2024. 5.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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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상대를 향한 비방전을 일삼던 1인 유튜버 사이에 벌어진 충격적 살인 사건(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6면 보도)으로 또다시 유튜버들의 자극적 콘텐츠 양산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동의대 최종술(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1인 방송이 상업성을 띠면서 구독자의 요구에 응하기 위한 유튜버의 과한 행동이 무분별하게 이어지는 추세다. 댓글 등을 통해 유튜버를 부추기는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자극적인 소재를 콘텐츠화하는 것을 넘어 현실에서까지 갈등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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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법조타운 살인은 영역 전쟁…당시 현장음성 실시간 송출 파장
작년 태풍상륙 라이브 조작 논란…외국인들, 엘시티서 점프하기도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상대를 향한 비방전을 일삼던 1인 유튜버 사이에 벌어진 충격적 살인 사건(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6면 보도)으로 또다시 유튜버들의 자극적 콘텐츠 양산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가뜩이나 유튜브에 중독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살해 현장마저 고스란히 생중계되는 등 자극에 자극을 더한 콘텐츠가 난무하면서 이를 제재하는 방안을 우리 사회가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산법원종합청사에서 지난 9일 유튜버가 유튜버를 살해한 사건 현장. 오른쪽 사진은 2020년 부산 엘시티에서 러시아인이 베이스점핑을 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유튜브 캡처


부산 연제경찰서는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로 50대 유튜버 A 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9일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또 다른 유튜버 B 씨를 흉기로 습격해 사망케 하고 도주했다. 사건 당시 B 씨는 유튜브로 법조타운 인근을 거니는 방송을 하던 중이었다. B 씨가 A 씨의 습격을 받는 순간 카메라에 영상이 녹화되지는 않았지만, 흉기로 공격하는 소리와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의 신음소리가 실시간 송출됐다. 이후 B 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범행 당시 순간의 소리가 녹음된 영상이 올라와 청소년·미성년자에게도 무방비로 노출됐다. 영상 시청자들의 집단 트라우마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은 삭제된 이 영상의 조회수는 15만 회를 넘어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도주한 A 씨는 경북 경주시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등 기행을 일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경주에서 검거됐다. 바다를 보지 못해 아쉽다’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와 B 씨는 지난해 7월부터 부산의 한 경찰서에 서로 비방한 혐의 등으로 모두 200건의 고소장을 냈다”며 “일상을 촬영해 영상을 올리는 이들이 소재가 겹치다 보니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싸우다가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유튜브로 인한 범죄가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외국인 남성 2명이 해운대구 엘시티 건물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려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용의자 중 1명은 낙하산을 메고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베이스 점핑’과 관련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 남성의 유튜브 채널에는 엘시티 점핑 영상은 따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한 유튜버가 편집자와 함께 검찰 기소되는 일이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태풍 카눈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자, 2020년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촬영한 영상을 라이브인 것처럼 방송했다. 동의대 최종술(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1인 방송이 상업성을 띠면서 구독자의 요구에 응하기 위한 유튜버의 과한 행동이 무분별하게 이어지는 추세다. 댓글 등을 통해 유튜버를 부추기는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자극적인 소재를 콘텐츠화하는 것을 넘어 현실에서까지 갈등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인 유튜버들의 이 같은 행태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유튜브가 콘텐츠의 내용과 상관 없이 구독자 수와 클릭 수만 많으면 수익을 내는 상업적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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