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자작고개에 울려퍼진 ‘동학농민 진혼곡’ 130년 넋 위로

김진형 2024. 5. 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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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가 쌓여 산을 이루고, 거기서 흘러내린 피가 웅덩이에 고여 '찰박찰박' 거렸다."

강원지역 동학농민혁명 최대 격전지인 홍천 서석면 풍암리 '자작고개'의 지명은 전투로 몰살된 동학혁명군들의 피가 웅덩이에 고여 '찰박찰박'였다는 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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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암리서 130주년 음악회 열려
도내 최대 격전지 깊은 의미
출연진·기념사업회 후원 동참
“혁명 현재적 의미 되새길 것”
▲ 동학농민혁명 130주년 기념음악회가 지난 10일 홍천 서석면 풍암리 동학혁명군 전적지에서 열렸다.

“시체가 쌓여 산을 이루고, 거기서 흘러내린 피가 웅덩이에 고여 ‘찰박찰박’ 거렸다.”

강원지역 동학농민혁명 최대 격전지인 홍천 서석면 풍암리 ‘자작고개’의 지명은 전투로 몰살된 동학혁명군들의 피가 웅덩이에 고여 ‘찰박찰박’였다는 데서 유래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차기석을 중심으로 강원도내 최대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아 ‘음악으로 만나는 동학농민혁명의 희생과 정신’ 기념음악회가 지난 10일 홍천 서석면 풍암리 동학혁명군 전적지에서 신영재 홍천군수, 심형기 홍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회장, 이형주 대한노인회 홍천군지회장,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홍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회장 심형기)와 서석면(면장 전상권)이 공동 주최한 음악회로 로즈 송 지휘자가 총감독과 지휘를 맡았으며 코리아아르츠오케스트라, 코아앙상블콰이어, 테너 하만택, 소프라노 신은혜, 바리톤 이동준, 바이올린 문소빈, 트럼펫 김현수, 엘렉톤 최유미 등이 보국안민을 위해 맞선 동학군의 넋을 위로하는 음악을 선보였다.

트럼펫 솔로 진혼곡(Taps)을 시작으로 반젤리스의 ‘march with me’가 웅장하게 연주되며 동학혁명의 의미를 되새겼다. ‘내 영혼 바람되어’, 드보르작 ‘신세계를 향하여’, 엘가의 ‘희망과 영광의 땅’ 등 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동학의 지향점을 전했다.

해설을 맡은 권소영 홍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풍암리는 홍천강을 따라 한양까지 물품을 실어 나르는 나루터가 있던 교통요충지라 많은 혁명군이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음악회를 계기로 강원 동학사를 대표한다는 사명을 갖고 가치를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앞서 홍천군민들은 강원지역 5개 지역을 관리하며 항쟁한 대접주 차기석과 동학혁명군을 기리기 위해 성금을 모아 1977년 11월 자작고개 마루에 위령탑을 세웠다.

사업회도 이번 음악회를 위해 서포터즈를 구성해 회원 1인당 1만 원씩의 후원금을 마련했고, 출연진도 동학의 가치를 되새긴다는 뜻에 흔쾌히 함께 했다.

천도교 자료에 차기석은 홍천 서석 사람이라고 기록돼 있다. 1894년 9월 최시형 교주가 전국의 동학혁명군에게 한양으로 모이라는 기포령을 내리자 차기석도 이를 따르기 위해 서석면으로 인근 혁명군을 집결시켰다.

‘갑오군정실기’ 등은 풍암리 전투에서 동학혁명군 800명이 사살됐다고 기록할 정도로 도내 최대 규모의 격전이 벌어졌다. 마을 어르신 등 구전에 따르면 실제로는 희생자가 10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매년 10월 20일쯤이 되면 동네 제사가 몰려 제수용품인 명태가 없어 나무로 깎아 제사상에 올릴 정도였다.

심형기 회장은 “다양한 사업으로 단순히 역사적 희생을 넘어 동학혁명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형·유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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