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 3대 궁금증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5. 1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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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이미 지분정리로 가닥"
손정의, MS와 AI 밀착나서
라인 해외사업도 차질 전망

12일 대통령실이 네이버에 대해 향후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을 밝혀달라고 촉구한 가운데 네이버가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을 글로벌 서비스로 키워놓은 네이버가 사업을 통째로 일본에 빼앗길 위기인데도 정부에 적극적인 도움을 청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큰 궁금증을 품고 있다. 네이버가 사업 효율화를 위해 라인 관련 지분을 정리하는 것으로 이미 가닥을 이미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경영권 이슈가 본질이 아니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큰 그림'이 이미 짜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브리핑 자료에서 "정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대50인데 이사 구성 등을 볼 때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이미 2019년부터 사실상 소프트뱅크의 컨트롤하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는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분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해왔다"고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이슈가 아니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네이버가 지분 정리 수순에 착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궁금증은 '네이버의 기술과 소프트뱅크의 자본으로 미국·중국 IT 기업에 대항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던 양사 파트너십이 왜 틀어졌는지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로선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소프트뱅크는 정부 방침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 52만명 정보 유출 사건 발생 이후 두 번의 행정지도를 내렸다. 라인야후가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 클라우드에 대한 관리 감독과 대응이 부실했다는 불만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일본 총무성이 지난 3월 5일 1차 행정지도를 내린 데 이어 지난 4월 16일 2차 행정지도를 내린 만큼 네이버 측의 안이한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

자국 기술을 중요시하는 'AI 국가주의'도 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2021년 네이버의 AI팀(클로바 CIC)을 분사해, 라인야후처럼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조율하기까지 했지만 해당 안건은 없던 일이 된다.

2022년 말 챗GPT가 등장하자,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AI 기술 역시 구글과 M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 궁금증은 네이버가 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사업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지다.

라인야후의 일본 사업권은 소프트뱅크가, 나머지 해외 사업권은 네이버가 확보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전량 사들이고, 네이버가 자금 중 일부를 활용해 라인야후 계열사 가운데 일본 외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관건은 중간 지주인 Z인터미디어트다. Z인터미디어트는 해외 담당 자회사인 라인플러스의 지분을 100%, 캐릭터 담당 아이피엑스(IPX)의 지분을 52.2% 보유하고 있다.

해당 시나리오는 네이버가 가장 희망하는 방안이지만, 소프트뱅크가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자체 AI모델을 구축해 라인, 야후, 페이페이 등 IT 망을 활용해 서비스를 하려고 계획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인야후의 해외 사업을 떼어내는 것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얽히고설킨 사업부를 떼어내는 작업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라인야후 밑에는 종속기업이 119개사, 관계 기업이 38개사에 달한다.

[이상덕 기자 / 고민서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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