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구’에서 ‘뉴진스님’으로…부캐의 진심은 진짜를 바꾼다[스경X피플]

하경헌 기자 2024. 5. 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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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부캐릭터 뉴진스님을 선보인 개그맨 윤성호(왼쪽)의 인증사진. 사진 윤성호 SNS



이제 ‘빡구’가 아닌 ‘뉴진스님’이다. 개그맨 윤성호가 부캐릭터의 진정성으로 본캐릭터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연예인에게 있어 ‘부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재미를 위한 선택이다. 개그맨 유재석이 ‘유산슬’로 인기를 얻었을 때도, 김경욱이 ‘다나카’를 했을 때도 그들의 선택 이유는 대중에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러한 부캐릭터에 진심을 다했을 때, 가끔 부캐릭터의 진심이 본캐릭터까지 바꾸는 경우가 있다. 12일은 이러한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날이었다.

조계종 진우스님과 포즈를 취한 개그맨 윤성호(오른쪽). 사진 조계종



윤성호는 12일 방송된 JTBC의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에 출연했다. 최근 스님인 부캐릭터 ‘뉴진(NEW進)스님’으로 활동 중인 그는 ‘DJ하는 스님’의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콘텐츠를 보이는 것을 넘어서 불교행사에 참여해 활력을 더하고 해외공연에도 참여했다.

그는 ‘뉴스룸’에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호응하고 기뻐해 줄 줄 몰랐다. 솔직히 살짝은 어깨가 무겁다”며 “행실 하나하나를 바르게 해야 한다.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되고 또 불편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호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신의 발 디딜 곳을 잃은 상황도 전했다. “지난해가 가장 힘들었다. 항상 마음속으로 나한테 왜 이렇게 힘든 시절이 오나 싶었다. 일이 하나도 없고, 누가 찾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매일 6시에 일어나 활동하던 사람이 정신은 깨어 있는데 눈뜨기가 싫더라”라고 시련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5월 대한불교조계종 행사에 참여해 디제잉 무대를 선보인 뉴진스님(윤성호)의 모습. 사진 조계종



그는 16㎏를 감량하면서 보디프로필을 촬영한 사실을 공개하며 “그 심정을 가사에 녹여서 고통을 이기면 극락왕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게 현실이 됐다”며 해외에서의 인기에 대해서도 “말레이시아 공연에서는 반응이 더 좋았다. ‘K-불교’를 알리기 위해 해외 순례를 다니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영어를 배우고 있다. 올해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델 출신으로 2001년 SBS 공채 6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윤성호는 SBS를 떠나 KBS 16기 특채로 이적해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했다. 장수 코너였던 ‘집으로’에서 맡은 ‘빡구’캐릭터가 그의 대표작이었다. 무지성으로 “하지마!!”를 외치는 빡구의 캐릭터는 그의 이름을 빨리 알렸지만, 바보 캐릭터의 개그맨이 흔히 빠지는 ‘확장성의 부족’ 때문에 그에게도 양날의 검이 됐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무대에서 내려온 그는 이전부터 ‘DJ 빡구’라는 이름으로 공연도 병행해 왔다. 호서대 신학과 출신으로 집안 내력으로 불자였던 분위기를 이어받아 스님 캐릭터를 시작했고, 조계종 총무원으로부터 ‘법명’까지 받는 유명 신자가 됐다. 단순히 그의 민머리 캐릭터 때문에 시작된 ‘DJ 스님’ 캐릭터라도 이제 그는 그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KBS1 교양 프로그램 ‘일꾼의 탄생’에 출연한 개그맨 윤성호. 사진 KBS



윤성호는 이후 매번 행동에 조심하며 자신의 부캐릭터 진정성을 깨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의 이런 노력은 ‘뉴스룸’을 통해 조금 드러났으며, 곧 방송될 예정인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조금 더 구체화할 예정이다.

불교에서는 ‘진짜’와 ‘가짜’라는 실체를 현실에서 찾는 것이 아닌 인과관계로 찾는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면 이는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인데, 뉴진스님의 경우 그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의 모습은 사실이 된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볼 때 윤성호의 뉴진스님은 새로운 형식의 정진을 통해 그 존재 이유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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