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무너지는 주거 사다리 - 사라진 빌라와 멀어진 아파트

이지수 first@mbc.co.kr 2024. 5. 1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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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여 명의 전세 사기피해자들이 모여 사연이 담긴 종이 비행기를 남겼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달라, 내쫓지 말아달라.

이 가운데 살려 달라고 외치던 한 여성.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 "피해자들이 죽음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홍준표 시장님,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외면하지 마시고 저희 이번 피해자들만 해도 100명 이상이 됩니다."

지난 2019년 보증금 8천400만 원짜리 전셋집을 얻어 살다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자입니다.

피해자 인정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살던 집은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1일 새벽, 이 여성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부로부터 전세 사기 피해자로 인정됐다는 통지를 받기 약 10시간 전이었습니다.

[이철빈/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전국의 피해자분들 죽지 마시고 조금만 더 버텨주십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를 봐서라도 조금만 더 버텨주시면 좋겠습니다."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에는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국민도 사람도 아닙니까. 너무 억울하고 비참합니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와 기존의 공식이 무너진 부동산 시장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이지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여전히 막막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이 많이 있군요.

◀ 이지수 ▶

네, 전세사기는 세입자에게 당장 경제적으로도 피해를 주지만, 꿈꾸던 계획도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형입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무너진 꿈을 따라가 봤습니다.

◀ V C R ▶

인천 미추홀구의 두 동짜리 아파트.

한 때, 주거용 104세대 중 딱 한 곳을 빼고는 1동과 2동의 집주인이 각각 한 명이었습니다.

[안상미/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처음에 집을 지을 때 돈이 있어서 지은 게 아니라 신탁을 끼고 집을 지어요. 그러고 나서는 이제 신탁에 돈을 갚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이걸 분양을 해야 되잖아요. 근데 분양이 안 되죠. 실거주자들이 없으니까. 그럼 분양이 안 되기 때문에 전세를 놔요. 52세대인데 이거 지금 집주인이 하나예요. 그리고 옆 동에도 마찬가지인 거고."

2년 전, 이 모 씨는 9천만 원을 내고 여기에 전셋집을 얻었습니다.

이미 은행 대출이 약 1억 원 끼어있었습니다.

시세를 짐작할 수 있는 이 아파트의 실거래는 단 두 건.

2016년 1억 8천만 원과 2024년 1억 5천5백만 원이었습니다.

[이○○/인천 전세사기 피해자] "맨 처음에 전세 얻을 때는 '다 책임을 지겠다' 뭐 이행 계획서 쓰고서 뭐가 잘못됐을 시에는 자기네가 다 책임을 지겠다."

등기부등본을 떼어봤더니 세를 준 집 상당수에 근저당이 1억에서 1억 4천만 원 정도가 설정돼 있었습니다.

[안상미/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이 집에다가 근저당을 또 다 빌려서 신탁을 갚고 이 집은 근저당 있는 집이 되는 거고 거기다가 전세 비용을 플러스해서 이걸 이득금으로 챙겨 가는 거죠."

즉, 집주인들이 자기 돈은 얼마 들이지도 않고 빚과 보증금으로 위태위태하게 아파트를 유지하고 있던 겁니다.

그러다 은행 대출을 연체하면서 집들이 경매에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는 원래 살던 단독주택이 재개발이 되면서 잠시 이주해 있으라고 조합에서 대출해준 전세보증금을 날리게 생겼습니다.

재개발 아파트에 입주하려는 희망도 사라졌습니다.

[이○○/인천 전세사기 피해자] "<너무 너무 힘드셨을 것 같아요 마음이.>집사람 몇 개월 앓아누웠었지. 나도 얼마 전에 하도 이제 신경 쓰고 그래서 뇌졸중이 왔어요. 뇌경색이 와서 회사도 그거 때문에 지금 회사에서 권고사직 당하고."

임대인이 보증금 돌려줄 여력도 없이 금융권 대출이나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무리하게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하는 행태.

전세사기의 뇌관입니다.

이들은 주택 임대를 지원하는 제도의 맹점도 파고들었습니다.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종부세 감면 등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누렸습니다.

세입자들에게 지원하는 저금리의 전세대출은 집값에 육박하는 전세보증금을 지탱하는 꼴이 됐습니다.

[이광수/광수네 복덕방 대표] "빌라를 중심으로 해서 다세대 주택이라든지 일종의 주거 취약층을 위한 주거의 형태가 대부분 일종의 빚으로 이뤄졌다는 거고요. 전세보증제도라든지 이걸 통해서 정부가 보증을 해주니까 사람들은 믿고 전세를 살고, 그 전세를 이용해서 누군가는 집을 짓고, 그 다음에 공급을 하고 또 투자를 하고 투기를 하고 뭐 이런 구조잖아요. 그런 일종의 모래성같은 성이 지금 무너지고 있는 거죠."

특히 피해가 집중된 건 전세사기 세력이 '갭투자'를 하기 쉬웠던 다세대와 연립 주택. 이른바 '빌라'였습니다.

30대 초반 직장인 김 모 씨.

4년 전, 서울 화곡동 빌라 반지하 원룸을 얻었습니다.

전세 보증금 1억 5백만 원 중 8천4백만 원은 청년들을 위한 금리 1.6%의 전세보증금 대출로 마련했습니다.

[김○○/서울 화곡동 전세사기 피해자] "그 집에서 절약하고 아끼고 살아서 조금 더 큰 집으로 가는 게 목표였어요. 그때가 가장 미래를 꿈꾸기 좋은 나이였어요. 지금은 원룸 빌라니까 투룸 빌라로 가고 이렇게 그때는 미래 계획을 세웠죠. 2년 아끼면 내가 다음 방이 넓어지고 주택이 좋아지고 그런 걸 꿈꿨어요."

계약 만료일은 2022년 8월.

그런데 여전히 이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주인과 연락이 끊긴 겁니다.

[김○○/전세사기 피해자] "기존의 부동산은 '아, 이 집주인이랑은 연락이 되지 않아서 안 됩니다. 저희 여기 포기합니다.' 이렇게 부동산도 포기하고, 그럼 담당 공인중개사도 당연히 포기를 한 상태고 집주인의 연락처는 저희가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저같은 경우 중간에 집주인이 변경된 사건이기 때문에."

지난 4월, 수소문 끝에 찾은 새 집주인은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전세사기특별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확정일자를 받은 세입자가 시세 3억 원 이하 집에 살아야 하고 비슷한 피해자가 여럿 있어야 합니다.

임대인의 파산이나 살던 집의 경매 같은 조건도 추가로 붙습니다.

'피해자'로 인정되면 경매로 나온 집을 낙찰가와 같은 가격에 사는 '우선매수권'이 생깁니다.

하지만, 전체 피해 1만 5천400여 건 중 우선매수권으로 집을 낙찰받은 사례는 259건에 불과합니다.

[박합수/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전세 사기 피해를 당했는데 그 집을 또 우선 매수한다고 해서 그 집을 다시 살 거냐 이 문제는 정서상으로도 그렇고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우선 매수해서 집을 사려면 당장 자금이 있어야 되는데 자금이 지금 전세사기의 상황에서 자금이 없지 않습니까?"

◀ 이휘준 ▶

전세 사기에 악용된 주택 형태가 '빌라'가 많다보니, 그 악영향이 '빌라' 전반으로 퍼졌을 수 있겠네요.

◀ 이지수 ▶

그렇습니다. 보증금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빌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전,월세 시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 이휘준 ▶

그리고 세입자 입장에서 전세 보증금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찾아서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발판이 되는 목돈이기도 하잖아요.

◀ 이지수 ▶

네, 세들어 살면서 조금 더 돈을 모은 다음에 전세보증금에 보태 원하던 집으로 이사하는 게 보통 세입자들이 계획하는 모습일 겁니다.

그런데 이 돈이 위험하게 됐다는 건 이렇게 차근차근 자기 집을 마련하려던 사다리가 무너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세사기가 부동산 시장에 미친 여파를 좀 더 취재했습니다.

◀ V C R ▶

서울 금천구에 사는 신혼부부.

2년 전 방 두 개 짜리 빌라를 보증금 3억8천만원에 빌렸습니다.

작년 말부터 동네 전세 가격이 뚝뚝 떨어져, 이제는 비슷한 빌라 전세 시세가 3억원이 채 안됩니다.

만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줄 여력이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최○○/빌라 세입자] "한 반년 전쯤에 미리 '저희가 나갈 수도 있고 혹시나 전세 가격을 조금 낮춰주시면 가능하면 조금 더 여기서 살아보고도 싶다'고도 말씀을 드렸는데. (집주인이) 금액을 낮춘 가격으로 재계약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지금 가진 돈이 없어서 재계약을 할 수도 없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돈을 줄 수 있는데, 그것도 차액은 자기가 돈이 없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지난달 빌라 전세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줄어든 7천612건.

전세 사기의 후폭풍이 '빌라' 전반으로 번지면서 빌라를 찾는 세입자들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갭투자로 빌라를 사들인 임대사업자들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빌라 임대 사업자] "일단은 거래하기가 쉽지 않죠. 그러니까 지금 아예 거래가 없어요. 지금 역대 최저라고 계속 보도가 되고 있잖아요. 이거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에요. <선생님 물건 중에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한 물건은 아예 없어요?> 현재로서는 못 구하고 있어요. <경매 넘어간 물건이 얼마나 돼요, 선생님은?> 2개 있어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

그래서 임차인들은 일단 '빌라'를 찾더라도 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에 가입 가능한 집부터 찾습니다.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페이지에서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렸던 화곡동 매물을 검색해봤습니다.

아파트 전세는 보통 1천만원 단위에서 가격이 끊깁니다.

그런데 빌라는 사뭇 다릅니다.

2억 3천940만 원, 1억 5천372만 원, 1억 8천396만 원.

보증금이 10만원, 1만원 단위까지 이어집니다.

빌라 전세 매물 635개 중 백만원 단위까지 이어지는 건 367개, 십만원 단위까지 이어지는 건 85개였습니다.

[☎ 화곡동 부동산 중개업소] "<보증금이 숫자가 이렇게 무슨 1만 원 단위까지 나와 있어요?> 보증보험 되는 가격으로 딱 나와서 그래요. 그걸 이제 보증보험 드는 가격으로, 126%로 공시지가 곱하기 126% 해놓으니까 그렇게 끝자리까지도 좀 받으려고 하시더라고요."

전세사기가 잇따라 터지자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강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8천만 원이었으면 예전에는 보증금 1억 2천만 원까지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1억 80만 원까지만 가능합니다.

이 한도에 딱 맞춰 전셋 값을 책정하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보증금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떨어진 보증금은 월세로 메우기도 합니다.

3월 체결된 계약서들을 보니, 2억 원 짜리 전세는, 보증금 1억 6천7백만 원에 월세 15만 원.

1억 8천만 원짜리 전세는 보증금 1억 4천7백만 원에 월세 15만 원.

줄어든 보증금 1천만 원당 월세는 5만 원꼴입니다.

연 6% 이자 수준으로 시중 전세대출 금리보다 높습니다.

[김도원/공인중개사협회 서울 화곡동분회장]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보험 들 수 있는 금액이 1억 6,700(만 원)이야. 그래서 임대인이 (기존 보증금이) 2억(원)인데, 3,300(만 원)을 마련해 주면서. 자기 돈 나가는 거잖아요. 거기에 대한 이자로 15만 원 정도를 이렇게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전세를 피하려다보니 월세 전환은 가속화됩니다.

올해 1분기 아파트가 아닌 주택의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70.8%.

2022년 55.5%에서 2년 만에 15%포인트나 올랐습니다.

서울의 신축 빌라 월세 가격은 평균 10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민환/인하대 경영대학원장]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서민들의 주택 부분을 담당했던 빌라라든가 오피스텔에 대한 전세들이 전세 시장에서 침체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제 기본적으로 전세보다는 보다 안정적인 월세라든가 아니면 아파트에 대한 전세로 전환하려는 그런 움직임들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빌라 신규 인허가 건수는 1년 사이 67.4%,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매매 거래도 34% 줄었습니다.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 주거 공간의 역할을 해온 빌라는 이제 짓지도, 사고 팔지도 않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김천일/강남대 부동산건설학부 교수] "구조적인 리스크가 드러난 상황에서 이 리스크를 본인이 감당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빌라에 대한 공급도 힘들겠죠. 그리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빌라에 덜컥 보증금을 맡기기가 지금 제도적으로 제가 말씀드린, 그런 공증과 등기제도 같은 게 정착이 안된다면 여전히 보증금을 맡겨야되는데 이제 (세입자들이) 학습을 했잖아요. 그러면 이제 서민주택, 서민주거 공간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그런 주택 시장이 쪼그라드는 겁니다."

우리나라 주택 중 빌라의 비중은 14.7%에 달합니다.

이곳에 살면서 차근차근 돈을 모아 가족과 좀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는 꿈을 꿨던 사람들이 꿈을 접고 있습니다.

[유○○/빌라 전세사기 피해자] "정말 '멘붕'오면서 생활이 피폐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내 집 장만의 꿈까지 다음 수순으로 했던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좀 더 좋은 전셋집으로 옮겨갈까 그런 계획은 세우고 있었죠. 일단 이거를 해결하느라 집중해서 지금 다음 수순은 아예 좀 신경을 못 쓰게 된 셈이죠."

[최○○/빌라 세입자 ] "적금을 다 일단 해약을 해야 될 것 같고요. 그동안 모아뒀던 금액을 조금 까먹을 수도 있겠단 생각도 하고 있고, 당연히 아이나 그런 것들은 생각을 못 하고요. 그리고 계속 이 지방, 이 지역에 묶여야 되기도 하고."

◀ 이휘준 ▶

전세사기의 여파가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신혼부부, 서민, 청년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네요.

한 발 한 발 밟고 올라가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는 거군요.

◀ 이지수 ▶

네, 그런데 이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발밑에선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고, 고개를 들어보면 부동산 시장은 침체라는데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치솟고 있습니다.

◀ V C R ▶

경기도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2천10세대 아파트가 3천198세대 아파트로 재탄생하는 성남시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2018년 12월, 치열한 수주전 끝에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 계약이 중단됐습니다.

공사비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 시공사 측은 3.3㎡당 공사비를 기존 445만 원에서 672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약 50% 인상입니다.

59㎡를 그대로 유지해 살면 분담금이 1억에서 2억 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84㎡로 넓혀 가면 분담금이 4억에서 5억 5천만 원으로 불어납니다.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원] "분담금만 같은 평수에서 거의 비슷한 평수로 가도 2억, 3억(원) 내신다 그러면 못 들어올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뭐 누가 여기가 무슨 잘 사는 사람들도 아니고 거의 서민 아파트나 마찬가지인데 2억, 3억(원)씩 쥐고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1천100세대를 차지하는 일반 분양도 분양가가 10% 정도 올라 84㎡ 기준으로 분양가가 11억 원이 넘게 됩니다.

[윤용준/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이사] "왜 672만 원이 됐는지 그 근거를 알 수 있게끔 산출 내역이라든지 이런 걸 좀 달라고 한 거예요. 그건 당연히 조합에서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영업비밀이라고 합니다. 시공사 영업비밀이라 그런 자료를 줄 수 없다."

공사비 인상 도미노는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반포 22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3㎡당 공사비를 569만 원에서 1300만 원으로, 한꺼번에 두 배 넘게 올리는 안을 승인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 역대 최고 공사비입니다.

5천 세대, 반포 최대 재건축 사업인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와 2천678세대 잠실 진주 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공사비 인상을 협상 중입니다.

공사비 협상 문제로 착공이 미뤄졌던 서울 은평구 대조 1구역은 조합이 공사비 납부를 못하면서 올해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노원구 상계 5단지 재건축 사업도 공사비 문제로 시공사와 소송중입니다.

확인 결과,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비사업 총 136곳 가운데 최소 17곳은 이미 공사비가 올랐고, 5곳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국내 주거용 건설공사비지수는 154.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5년보다 54% 뛰었고, 특히 코로나 창궐 이후 최근 4년 사이 31%나 뛰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고환율이 겹쳐 원유와 시멘트 같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공사 현장 인건비도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민환/인하대 경영대학원장] "어떤 건설사 같은 경우는 95% 정도의 원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마진이 5% 정도밖에 안 나는 거죠. 그렇게 되니까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니까 이제 이 사업을 지속할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비싸진 공사비는 분양가를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 홍제3구역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공사비가 512만 원에서 784만 원으로 50% 이상 올랐습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직후인 2020년에 예상했던 일반 분양가는 84㎡ 기준 약 10억 원.

하지만, 현재 예상 분양가는 14억 8천만 원으로 40% 폭등했습니다.

주변의 신축 아파트 시세보다 1-2억 원 정도 비쌉니다.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한 겁니다.

[지정환/서울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장] "조합원들도 다 망연자실하지만 저희는 지금 1년 동안 끈질기게 협상을 했고 그걸 다 공유를 했어요. 시공사 공사비 올라가는 거를 조합장 능력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외부가 워낙 그러니까."

한 부동산 분석 업체가 서울 지역 아파트의 시세와 분양가를 비교해봤더니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에서 2022년부터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했습니다.

지난 3월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천794만 원으로, 불과 1년 만에 23.9%나 올랐습니다.

국민 평형인 84㎡ 분양가가 평균 13억 원에 이릅니다.

[박합수/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이제 강북에서조차도 분양가가 급등하다 보니 84㎡ 같은 경우 이미 13억, 15억(원) 이렇게 육박하는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심각한 지경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이러다보니 내집 마련을 눈 앞에 뒀다가 포기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본청약이 진행된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사전청약 때 4억 6천70만 원이었던 84제곱미터 분양가가 본청약 때 최고 5억 2천220만 원으로 6천만 원 넘게 뛰었습니다.

사전청약 당첨자 551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4가구가, 본청약을 포기했습니다.

[☎ 인천 검단 신도시 예비 입주자] "2년을 기다렸는데 5천만 원이 올라버리니까 사람들이 이제 그 금액 보고 포기하신 분들도 좀 계시고요. 분양가만 이렇게 올려놓고 2년을 기다리게 해놓고 혜택도 없이 이렇게 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

시장은 침체라는데 점점 비싸지는 새 집 가격.

청약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건 점점 남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권대중/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지금 무주택자가 9억 원 이하의 대출을 받아서 내 집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4억, 5억(원)씩 대출을 받고 이자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 어떻게 보면 그림의 떡일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세입자 입장이나 또는 무주택자 입장에서 볼 때에는 건축 원가가 올라가는 거를 감당할 수가 없는 겁니다."

◀ 이휘준 ▶

사는 사람은 그 가격에 살 여력이 안 되는데, 또 파는 건설사는 그 가격이 아니면 버틸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 이지수 ▶

네, 시장이 정상적이면 그 중간 어딘가로 균형을 찾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균형이 깨져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휘준 ▶

그런데 이 와중에도 서울 신반포 재건축의 경우에는 역대 최고 공사비가 승인이 됐네요?

◀ 이지수 ▶

네, '되는 곳만 되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때문입니다.

◀ V C R ▶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한 경매 물건에 28명이 응찰했습니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감정가 80억 원짜리 6층 꼬마빌딩이었습니다.

한 차례 유찰돼 이날 시작가는 약 64억원.

경쟁이 붙으면서 결국 감정가보다 비싼 83억 5천4백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이하성/경매업체 대표] "과거보다는 지금의 관심도가 훨씬 높아져서 장난 아니에요. 원래 금액이 그렇게 크면 많이 안 들어와야 되거든요. 수익률도 별로 안 들어와서. 저희도 입찰가 나름 썼는데 당연히 낙찰될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어요. 28명."

아파트 경매 중 경쟁이 치열했던 것도 강남3구 물건이었습니다.

서초구의 전용 76㎡ 아파트.

입찰 시작가는 14억 4천800만 원이었는데 9명이 몰리면서 25% 넘게 가격이 올랐습니다.

역시 감정가보다 비싼 18억 1999만원에 낙찰됐습니다.

[경매 참여자] "강남 물건이 나왔다 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나가는 것 같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0%를 넘겼습니다.

평균적으로 감정가의 90% 이상 가격에 낙찰됐다는 뜻입니다.

2022년 8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극화가 관찰됩니다.

용산구 한남동의 초고가아파트 '나인원한남'은 감정가보다 훨씬 높은 93억 6천900만 원에 낙찰돼, 경매 시장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60㎡도 감정가보다 비싼 18억 3천5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반면 노원구 상계동의 60㎡ 아파트와 도봉구 방학동의 85㎡는 감정가의 약 70% 수준에 낙찰됐습니다.

[권대중/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선호하는 지역은 서초, 강남, 송파나 용산 같은 데는 한 번만 유찰해도 낙찰됩니다. 근데 그 이외에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이라든지 도시 외곽 지역, 특히 이제 그 비아파트 부분 빌라 같은 경우는요, 반 이상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강남3구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5%로 평균 이상이었고, 이 3곳을 제외한 지역의 낙찰가율은 88.9%로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낙찰가율은 2021년만 해도 강남권이 높을 때도, 비강남권이 높을 때도 있었지만, 최근은 지속적으로 강남권이 높은 상태입니다.

[이주현/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일단 지역별로 많이 이제 차이점을 느낄 수는 있고요. 특히 이제 강남권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 이런 것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나중에 이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그런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이제 사람들이 좀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요."

매매시장도 양극화가 관찰됩니다.

지난 2021년 10월 정점을 찍은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는 2022년 말과 2023년 초까지 하락하다 일부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지역들은 있습니다.

지난달 강남구 대치동의 151㎡ 아파트는 47억 9천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압구정동 신현대12차 121㎡는 이달 1일 48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신고가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였습니다.

[정택수/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 "부동산 투기 심리 그것이 일단 첫 번째 원인인 것 같고요. 전반적으로 지금 거래가 안 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강남은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모두들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심리가 바뀌지 않는 이상은 강남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계속해서 존재할 것 같습니다."

강남 3구와 서울 그 외 지역의 아파트 3.3㎡당 가격 차이는 지난 2022년 3천178만 원에서 올해 3월 3천372만 원으로 벌어졌습니다.

강남3구의 단위 가격은 그 외 지역에 비해 1.94배에서 2.04배로 높아졌습니다.

◀ 이휘준 ▶

이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보니까 현재 상황은 지금까지 겪었던 일반적인 부동산 침체기나 호황기와는 확실히 다른 것 같습니다.

◀ 이지수 ▶

정리를 해보자면, 전세 사기 여파로 내집마련의 꿈이 멀어지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됐습니다.

그런데 분양가는 높아져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시장은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일부만 호황이고, 나머지는 모조리 다 힘든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 이휘준 ▶

분양가가 상승했는데도, 건설업계도 휘청이고 있는 것 아닙니까?

◀ 이지수 ▶

네,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데요,

이렇게 이번 위기의 성격이 복잡하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V C R ▶

경기도 파주의 한 공사 현장.

26층짜리 아파트 두 동과 23층짜리 오피스텔 한 동이 올라갈 예정이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에 입주했어야 하는데, 아파트는 아직도 19층에 멈춰있습니다.

시공사가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된 겁니다.

다행히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사를 승계했지만, 아직 시공사 선정도 못 하고 있습니다.

[박○○/공사 중단 아파트 청약 당첨자] "이전에는 매달 갔었어요. 몇 층, 몇 층까지 세워졌나. 근데 아직 제 건 안 세워졌거든요. 근데 공사가 중단이 돼서. 원래는 입주를 하면 아기를 갖자, 1년 내로 갖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뭔가 이런저런 상황이 터지니까 낳을 수 없겠다고 마음이 정리가 되고 부부끼리 계획이 변경됐어요."

이곳처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 임대 보증을 섰다가 사고가 난 사업장은 지난 한 해 14곳에 달합니다.

사고 금액은 1조 원이 넘습니다.

올해도 2월까지 5건, 1천447억 원 규모의 사고가 났습니다.

건설사들이 힘들어진 건, 집을 지어도 분양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3월까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4천964가구.

4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다 지었는데도 분양이 안 되는, 악성 미분양도 1만 2천 가구가 넘습니다.

[이민환/인하대 경영대학원장] "어느 정도 건설비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강남이나 이런 이제 특수 지역 같은 경우에는 그 상승분을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요자가 있기 때문에 견디는 것이지 그 외의 지역들 소위 말하는 비수도권이라든가 아니면 지방이나 이런 데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건설비 상승 폭을 감당할 만한 그런 수요가 없기 때문에 지금 미분양들이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거고요."

이러니 중소 건설사들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종합건설사 폐업은 581건으로 1년 만에(362건) 60% 늘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11년(549건)보다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 위기가 건설사들만의 위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시행사가 자기 돈 없이 사업계획을 기반으로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옛 영동플라자 상가 땅.

시행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돈을 빌려 지하철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에 5층짜리 상가를 지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만기 연장을 거절했고, 땅은 공매로 나왔습니다.

감정가는 4천427억 원.

총 11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반 토막으로 떨어졌지만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근 부동산 대표] "이렇게 해서는 사업성이 안나오죠. 저희들조차도 '저렇게 왜해?' 할 정도로 저희가 보기엔 무리수예요. 수지 타선이 안 맞다 보니 이제 다시 시장에 나와도 이걸 매수할 업체가 없었던 거죠."

역시 PF 사업으로 진행된 강남구 개포동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

아파트와 비슷한 3.3㎡당 7천900만 원에 분양에 나섰다가, 결국 거의 팔리지 않았습니다.

78세대 모두 공매로 넘어갔고, 75세대는 아직도 낙찰되지 않고 있습니다.

[PF 금융기관 협력업체] "<결국에 PF 대출 상환 이 문제가 생긴 거예요?> 아 네. 그렇죠. 이게 작년에 후분양을 진행을 했거든요. 11월에 진행을 했는데, 이게 결국은 다. 가계약은 몇 건 있었어요. 근데 결국 공매 넘어오면서 통으로 가계약은 정리하고 전 세대 공매로 나오게 된 거죠."

지난해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 6천억 원.

연체율은 1년새 1.19%에서 2.7%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은행 연체율은 0.35%로 안정적이지만, 2금융권인 저축은행은 6.9%, 증권사는 13.7%나 됩니다.

[이광수/광수네 복덕방 대표] "지금은 건설사가 어려운 것보다 금융기관이 어려운 거죠. 지금은 건설사들이 지급 보증 서주지 않았어요. 그런 경험 때문에. 그래서 제2금융권이나 아니면 여신, 그런 금융기관들, 그다음에 일종의 다른 1금융권이 아닌 데서 이걸 지급 보증 서주고 그걸 대체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건설사가 망하는 건 사실 지금 중요하지 않아요. 금융기관이 어떻게 처리가 되느냐 이게 중요한 거죠."

어느 때보다 정밀한 부동산 대책이 필요한 상황.

그런데 최근 국토교통부에서는 대규모 통계 오류가 드러났습니다.

재개발 재건축과 3백 채 이상 주상복합 등이 주택 공급 실적 통계에서 누락 됐습니다.

다시 집계했더니 2023년 주택공급 지표에서 주택 인허가건수는 약 3만 9천 건, 착공건수는 3만 2천 건, 준공 건수는 11만 9천 건이 더 늘어났습니다.

무려 19만 채의 주택 공급을 적게 집계했던 겁니다.

[정택수/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 "일단 통계라는 게 정책을 만드는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지 않습니까? 통계가 잘못되면 결국에 잘못된 진단이 내려지고 처방 또한 잘못 내려지겠죠. 특히 부동산 문제 같은 경우에는 온 국민의 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 정책을 생산하는 기본이 되는 통계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이휘준 ▶

부동산 시장이 변하고, 정부 정책이 바뀌어도 그대로인 건 하나 있었습니다.

집을 꿈꾸던 평범한 사람들이 느낀 실망과 좌절입니다.

그 실망과 좌절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이지수M 기자(fir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597637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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