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중단” 바이든, 이번엔 이스라엘에 “하마스 기밀정보 줄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이스라엘에 공격용 무기 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을 막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강온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이스라엘에 라파 전면전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하마스 지도부 은신처와 숨겨진 땅굴 위치 등 기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강조해온 하마스 절멸이라는 목표 달성을 도우면서도 무고한 민간인 피해는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를 탈출하는 가자지구 주민이 머물 수 있는 캠프 수천곳 건설과 식량과 물, 의약품 공급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WP는 “이 같은 제안은 지난 7주간 미국과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이 라파 군사작전 규모와 범위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미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비공개 논의 때는 미국의 경고를 진지하게 들었다”며 “약 80만명을 대피시키기 전엔 이스라엘군이 라파로 돌진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스라엘은 휴전이 하마스에 달렸다고 말했다”며 “만약 하마스가 원한다면 우리는 휴전 협상을 내일이라도 끝낼 수 있고, 휴전은 내일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휴전 협상 결렬 책임을 하마스에 돌린 발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복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결정은 갑작스러운 이스라엘과의 단절로 보기 어렵다”며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개월간 노력의 냉혹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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