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부터 시작된 TEX의 얼룩진 계보…연봉만 합쳐 1114억인데, 한 경기도 못 써먹다니

김태우 기자 2024. 5. 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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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을 어느 정도 마치고 달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 텍사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지구상 최고 투수인 제이콥 디그롬(36)을 영입해 굵직한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 디그롬은 매년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부상 흐름만 놓고 보면 더 이상 규정이닝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선수였다.

텍사스는 사실상 디그롬과 슈어저의 조력을 덜 받으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의 한을 풀었다.

이상하게 투수 대형 FA와는 잘 궁합이 맞지 않는 텍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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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이 합쳐 2024년 연봉만 8333만 달러에 이르는 맥스 슈어저와 제이콥 디그롬은 각자 부상으로 올해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 허리 부상에 이어 최근 손가락 신경 문제로 고전 중인 맥스 슈어저의 복귀 시점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빌딩을 어느 정도 마치고 달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 텍사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지구상 최고 투수인 제이콥 디그롬(36)을 영입해 굵직한 승부수를 띄웠다. 5년간 무려 1억8500만 달러를 줬다.

전 소속팀이었던 뉴욕 메츠와 디그롬의 기량을 인정하고 있었지만 5년 계약을 주는 것은 머뭇거렸다. 화려한 부상 전적 때문이다. 최근 디그롬은 매년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부상 흐름만 놓고 보면 더 이상 규정이닝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선수였다. 다만 텍사스는 디그롬이 꼭 규정이닝은 아니더라도 140~150이닝 정도만 건강하게 던져주면 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큰 무대에서 잘 던져준다면 금상첨화였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이 계약은 비극으로 끝나는 양상이다. 디그롬은 지난해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7로 잘 던졌다. 하지만 6경기만 던지고 시즌을 그대로 끝냈다.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디그롬은 경력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그대로 이탈했다. 2024년 복귀도 쉽지 않은 큰 수술이었다.

우승이 급한 텍사스는 또 다시 대형 트레이드로 승부를 걸었다. 뉴욕 메츠에서 맥스 슈어저(40)를 매물로 내놓자 슈어저를 영입했다. ‘우승 청부사’ 격이었다. 슈어저도 전성기만한 구위는 아니었지만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를 위해 달린 텍사스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슈어저도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합류 후 8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시즌 막한 허리 부상으로 고전했다.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했다.

텍사스는 사실상 디그롬과 슈어저의 조력을 덜 받으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의 한을 풀었다. 하지만 우승을 하고보니 이제는 돈이 부담이다. 디그롬은 올해도 뛰지 못한다. 슈어저는 허리 통증을 관리하기 위해, 그리고 지금은 손가락 신경 문제로 재활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다. 슈어저는 최근 주사 치료까지 받으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5월 복귀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반기에만 복귀해도 성공이라는 펴악다.

슈어저의 올해 연봉은 4333만 달러, 디그롬은 4000만 달러다. 슈어저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투수고, 디그롬은 바로 그 다음에 있다. 두 선수의 연봉 합계만 8333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14억 원이다. 텍사스는 이 거대한 금액을 투자하고도 한 경기도 써먹어보지 못한 채 월급만 지불하고 있다. 속이 터지는 노릇이다.

▲ 부상으로 5년 계약의 2년을 사실상 날린 제이콥 디그롬은 복귀 후 건강과 기량을 모두 유지하고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올해 상황이 썩 좋지 않기에 더 그렇다. 텍사스는 12일(한국시간) 현재 22승19패(.537)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자리가 불안하다. 항상 강력한 지구 우승 후보인 휴스턴이 처져 있다는 게 다행인 수준이다. 특히 선발진은 부상으로 초토화된 상태다. 슈어저·디그롬은 물론 네이선 이볼디, 데인 더닝, 코디 브래드포드, 타일러 말리까지 선발 자원만 총 6명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용할 정도다.

문제는 앞으로다. 슈어저가 전반기 내 복귀한다고 해도 과연 예전의 구위를 가지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투구에 큰 영향을 미치는 허리 통증으로 꽤 오래 고생한 것에 이어 손가락 신경까지 문제다. 디그롬은 2025년에야 돌아올 예정이지만, 돌아오면 그도 만 37세의 고령 투수가 된다. 건강하게 3년이라도 던져주면 다행이지만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상하게 투수 대형 FA와는 잘 궁합이 맞지 않는 텍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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