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버틴다’더니…자영업자 대출 코로나 후 51% 급증

자영업자 대출 1113조
대출자 절반은 3곳 이상서 빌린 다중채무자
연체자 보유 위험 대출 31조…2배로 뛰어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의 폐업한 상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대출금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4년여 동안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빚으로 버티고 있다’는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전혀 엄살이 아님을 보여준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에서 받은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335만959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들이 총 1112조74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을 안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말(209만7221명·738조600억원)과 비교하면 4년3개월 사이 대출자와 대출금액이 각 60%, 51% 늘었다. 그야말로 ‘폭증’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의 대출 규모는 이 기간 15조6200억원에서 약 2배인 31조3000억원으로 뛰었다. 최근 연체 차주의 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져 지난해 3월 말(20조4000억원)과 비교해 불과 1년 사이 53.4% 급증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받거나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월말 현재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7351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9590명) 가운데 절반 이상(51.4%)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689조7200억원)과 연체 개인사업 다중채무자 대출잔액(24조7500억원)의 비중도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과 연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의 각 62%, 79%에 이르렀다.

2019년 말(106만6841명·431조3100억원)과 비교해 개인사업 다중채무자 인원과 대출 규모는 각각 62%, 60% 급증했다. 연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은 12조1200억원에서 두 배가 넘는 24조7500억원으로 늘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