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 39세 베테랑이 만루에서 믿고 맡겼다...천재포수 '범바오' 탄생 [오!쎈 부산]

조형래 2024. 5. 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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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OSEN=조은정 기자]LG 트윈스 김범석 /cej@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자질이 충분했다. 천재포수 ‘범바오’의 탄생이다.

LG 트윈스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불펜데이 접전 끝에 6-4로 승리를 거두며 엘롯라시코 스윕에 성공했다. 아울러 올 시즌 5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LG는 여러 방면에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대체선발 강효종이 등판하는 날이었고 불펜 총력전을 각오해야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수가 바로 ‘천재타자’ 김범석(20)이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포수로 출장하는 날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김범석을 주전 포수 박동원의 뒤를 잇는 ‘넘버2’ 포수로 육성하기 위해 빌드업을 하고 있다. 당장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하려고 했지만 내복사근 부상으로 낙마하며 계획이 뒤로 미뤄졌다. 이제서야 김범석의 선발 포수 데뷔전이 성사됐다.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을 일주일에 한 경기는 무조건 포수로 선발 출장 시키려고 한다. 레전드 포수 출신 박경완 코치와 매일 경기를 앞두고 구슬땀을 흘렸다.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을 선발로 내보내면서 “"박경완 코치와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기대는 하고있다. 워낙 운동 센스가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라면서 "경기를 하면서 박경완 코치에게 무엇을 보완해야할지, 또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유심히 보라고 얘기를 했다. 경기를 하면서 지켜볼 것이다"라고 기대 섞인 반응을 전했다.

포수로서 신경써야 하는 볼배합도 김범석에게 맡겨볼 생각이었다. 만약 김범석이 어려워 할 때, 벤치를 쳐다볼 때 사인이 나가는 것으로 정리했다. 염 감독은 “일단 맡겨보고 위기 상황에 박경완 코치가 도와줄 것이다. 처음부터 벤치에서 사인을 내주면 배우는 게 없다. 자기가 경험해보고 투수들과 얘기해서 풀어가봐야 한다. 오늘 상대 분석도 했을 것이다.  우선 김범석이 해보고 그 다음에 박경완 코치가 도와줄 것이다. 최소 5이닝은 맡겨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LG 트윈스 김범석 foto0307@osen.co.kr

경기에 들어서자 김범석은 고교시절 최대어 포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자연스럽게 포구하고 블로킹을 하면서 투수들을 리드해 나갔다. 경기 후 만난 김범석은 “어제(11일) 선발로 나간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다. 1회는 떨렸는데 그 다음부터는 괜찮았다. 재밌었던 것 같다”라면서 “처음에는 걱정도 꽤 좼지만 막상 들어가니까 별다른 것은 없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처음 나가서 막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연습한 게 나온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불펜데이 상황에서 혼란스러울 법 했지만 침착하게 안방을 지켰다. 특히 7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김민석을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연결하는 과정은 김범석이 자랑스러워 할 만 했고 칭찬할 만 한 대목이었다. 

김범석은 이 순간을 되돌아 보면서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김)진성 선배님이 먼저 ‘어떤 생각이 있냐’라고 물어보셨고 이후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 나도 따를게’라고 하셨다. 선배님께서 저를 믿어주신 것 같아서 자신감이 붙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대로 딱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OSEN=김성락 기자] LG 트윈스 김범석/ ksl0919@osen.co.kr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벤치의 볼배합이 아닌, 그리고 우승을 이끈 39세 베테랑 필승조 김진성이 아닌,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신예가 직접 볼배합을 하면서 타자를 요리한 것이다. 

김범석은 김진성의 패스트볼과 포크볼 조합을 적절하게 섞었고 결국 2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포크볼을 유도해서 병살타로 이끌어냈다. 김범석은 크게 포효했다.

그는 “만약에 만루에서 맞았으면 우리 팀 승리 확률이 굉장히 떨어질 수 있었다. 거기서 막았고 또 오스틴 선수가 홈런을 쳐서 동점이 됐다. 그 상황이 오늘 터닝포인트였다”라고 언급했다. 

‘포수 김범석’에 대해서 스스로는 “아직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포수가 힘들 것이라는 시선은 신경 안 썼다. 오늘 같은 날이 언젠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여론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더욱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OSEN=이대선 기자]LG 트윈스 김범석 /sunday@osen.co.kr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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