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 부채 악화, 이대로 둘 건가

한겨레 2024. 5. 12. 18: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4년 동안 자영업자들의 금융부채가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연체한 금액의 규모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었고,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전체 자영업 대출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부실 위험이 계속 커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와 연체 금액이 늘어나고 부채의 질이 악화하는 것은 코로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관련 법무법인의 ‘빚 탕감’ 문구 광고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4년 동안 자영업자들의 금융부채가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연체한 금액의 규모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었고,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전체 자영업 대출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부실 위험이 계속 커지고 있다.

12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평가사 나이스(NICE)평가정보로부터 받아 공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자영업자) 335만9590명의 금융회사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 금액은 1112조7400억원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말에 견주면 대출자는 60%, 대출 금액은 51% 늘었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한 상환위험차주의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5조6200억원에서 31조3천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172만7351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의 절반 이상(51.4%)을 차지했다.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와 연체 금액이 늘어나고 부채의 질이 악화하는 것은 코로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 당시에는 방역에 협조하느라 가게 문을 닫아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고, 코로나가 끝난 뒤에는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에 허덕이고 있다. 가계와 자영업자가 각각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방역에 협조한 덕분에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적으로 큰 충격 없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은 다른 나라에 견줘 턱없이 부족했다.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을 상당 부분 민간이 떠안은 것이다. 2020년 4월 시작한 자영업자 원리금 상환 유예 조처도 지난해 9월 끝났다. 만기 연장은 내년 9월까지 일단 미뤄졌지만,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자는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2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경제 주체다. 이들이 코로나에 협조한 대가로 짊어진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다음에 같은 위기가 왔을 때 누가 방역에 협조하겠나.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지역 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국회의 신속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