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마친 시진핑...뗄 수 없는 관계? 유럽 분열 조장?

장예지 기자 2024. 5. 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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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순으로 떠났던 엿새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시 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에 대해 일부 서방 언론에선 "중국이 유럽의 통합을 허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중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헝가리 방문과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과 헝가리와의 관계를 격상해 다른 유럽 국가들도 따르길 희망하는 하나의 모델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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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시진핑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손을 흔들고 있다. 이피에이(EPA) 통신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순으로 떠났던 엿새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시 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에 대해 일부 서방 언론에선 “중국이 유럽의 통합을 허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중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헝가리 방문과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과 헝가리와의 관계를 격상해 다른 유럽 국가들도 따르길 희망하는 하나의 모델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해 철도와 도로, 에너지 등 경제와 외교·안보 협력 관계를 두루 강화하기로 했다. 헝가리는 중국을 지원하고, 투자와 무역, 외교 분야에서 보상을 얻는 “친구들의 무리”에 들어갔다는 게 중국 관리들의 평가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몇년간 유럽연합 회원국인 헝가리에 160억달러(약 21조9000억원) 가량을 투자했고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시에이티엘(CATL) 등은 헝가리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대규모 투자와 경제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헝가리가 경제적으로는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수입 관세를 피하려는 중국 제조업 기업들의 기지 역할을 해 주고,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헝가리가 중국을 지지하는 파트너 역할을 기대한다는 평가다.

중국이 유럽을 “중국과 친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라는 두 그룹으로 나누고 있다”는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는 보도했다. 유럽의회 정치 고문 출신인 주자 안나 페렌치 대만 국립동화대학교 조교수는 중국이 유럽연합 개별 회원국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해 “유럽연합의 통합성을 손상시킨다”고 도이치벨레에 말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에 개별적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줘, 해당 국가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특권을 가진 것처럼 느끼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런 우려를 의식했는지 시 주석 프랑스 방문 때였던 지난 6일 유럽의 통합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함께 3자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자 정상회담을 한 뒤에야 시 주석과 같은 날 양자 정상회담을 따로 했다.

시 주석이 지난 8일 두번째 순서로 방문했던 세르비아는 유럽연합 가입을 희망하지만 아직 가입이 되지 않은 나라다. 유럽에서 중국, 러시아와 가까운 대표적 나라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세르비아가 이번에 유럽연합 가입을 총괄하는 유럽통합부를 통해 중국과 협력 협정을 맺기로 한 결정에도 주목했다. 페렌치 교수는 “세르비아 방문은 시 주석이 유럽연합 뿐 아니라 유럽연합의 이웃에도 중요한 인물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미중 경쟁 국면에서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향후 미국-유럽연합의 연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표도르 루캬노프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회 상임위원회 의장은 “중국은 유럽연합이 자율성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며 “중국은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면 서유럽 국가들이 미국으로 향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향후 미-중 간 군사·정치적 대결에서 서유럽권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쓴 글을 러시아 국영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기고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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