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에 뻗친 明心…추미애 vs 우원식 2파전으로

정성호‧조정식 자진 사퇴, ‘친명’ 추미애로 단일화
‘비교적 계파색 옅은’ 우원식은 유감 표명…“끝까지 간다”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당초 4파전이 예상됐으나, 유력 주자들이 자진 하차하면서 급격히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추 당선인이 친명(親이재명)계와 강성 팬덤을 등에 업고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 탄생을 노리는 한편,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듣는 우 의원은 불리한 구도 속에서도 완주 의지를 다졌다.

4월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혁신회의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논의 간담회에 참석한 추미애 당선인(왼)과 우원식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

12일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친명계 정성호 의원과 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이 먼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그간 성심껏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죄송하다.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뒤이어 조 의원은 추미애 당선인과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열어 단일화를 결정했다. 조 의원은 "추 후보가 저와 함께 최다선이지만, 연장자라는 점을 존중했다"며 "민주당이 대동단결해서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 국회를 위해 제가 마중물이 되고자 이번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이자 친명계 좌장 격으로 통하는 두 의원이 잇따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사실상 추 당선인으로 '명심'이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이재명 대표 팬 카페 등에는 추미애 당선인에 대한 지지 글이 잇따라 게시되면서 당심을 모으는 분위기다.

추 당선인은 "저희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다음 국회를 개혁국회로 만들고 또 민생을 되찾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정치 효능을 볼 수 있는 민생국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당시 국회의장 후보였던 추미애 , 우원식, 조정식, 정성호 의원(왼쪽부터)이 인사하는 모습 ⓒ 시사저널 박은숙

다만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주자인 우원식 의원은 경선 완주 의지를 다졌다.

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결선이 있음에도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22대 당선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가겠다"고 밝혔다.

통상 국회의장은 제1당 최다선 의원이 맡는 게 관례다. 이번 선거 후보 가운데 추미애 당선인이 조정식 의원과 함께 6선으로 최다선 의원이고, 우 의원은 5선이지만 1957년생으로, 1958년생인 추 당선인보다 연장자다.

국회의장 경선은 오는 16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