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지 못해도 칼군무·수어로 K팝 매력 발산"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5. 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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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이 K팝으로 장애의 경계를 허문다.

멤버 3명 모두 청각장애인이지만 밝은 미소와 목소리, 오차 없는 군무로 무대에서 에너지를 뽐낸다.

멤버 박현진(25)과 이찬연(26)은 후천적으로, 김지석(21)은 선천적으로 청각장애가 왔지만 말과 소리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런 방식으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수어와 안무를 같이 사용하고, 기존 곡을 수어로 번역하는 콘텐츠도 자주 시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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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3인조 아이돌 '빅오션' 미국수어로 신곡 발표
보청기·메트로놈·AI 도움받아
1년반 연습해 칼군무 선보여
장애인도 가사 알게 수어 안무
WHO "장애 편견 깨줘 경의"

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이 K팝으로 장애의 경계를 허문다. 멤버 3명 모두 청각장애인이지만 밝은 미소와 목소리, 오차 없는 군무로 무대에서 에너지를 뽐낸다.

지난달 20일 장애인의 날에 지상파TV 생방송 무대에서 H.O.T.의 '빛'을 리메이크해 데뷔했고, 이달 새 싱글 발매를 앞두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장애의 낙인과 장벽을 깬 것에 경의를 표하고 데뷔를 축하한다"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리는 등 데뷔와 동시에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수어는 이들만의 무기다. 데뷔 전 유튜브 채널에 방탄소년단(BTS)의 세계적인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수어로 재해석한 영상을 올리는 등 '노래를 보는' 사람의 지평을 넓혔다. 세계 각국에서 '나도 청각장애인인데 더 이상 소외당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들이 완벽한 영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조차 어렵다'는 댓글이 달렸다.

최근 소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멤버들은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세계에 널리 퍼뜨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멤버 박현진(25)과 이찬연(26)은 후천적으로, 김지석(21)은 선천적으로 청각장애가 왔지만 말과 소리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인공와우와 보청기의 도움을 받는다.

이들이 뭉친 건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애인 배우·모델을 위한 기획사 파라스타에서 아이돌 그룹 제작을 위해 연습생을 모았다. 이미 유튜버로 활동하던 현진을 중심으로 서울시 장애인스키협회 선수 출신 지석과 고려대 안암병원 청능사(청력 검사와 재활 전문가)로 일하던 찬연이 각각 길거리 캐스팅과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 처음엔 모두 7명이었지만 합숙을 비롯해 총 1년 반의 고된 연습생 기간을 다 거친 건 세 사람이었다.

가장 힘든 점을 물으니 여느 비장애인 아이돌과 마찬가지로 '다이어트'란다. "1년째 닭가슴살만 먹고 있다. 치킨이 고프다"면서다. 청각장애는 노래하고 춤추는 데 불편함을 줄지언정 아예 넘지 못할 벽도 아니었다. 각자 들리는 정도가 달라 박자는 손목에 착용한 진동 메트로놈과 모니터의 빛으로 맞춘다. 노래 부를 땐 음정을 표시해주는 스마트폰 앱의 도움을 받았다. 메인 보컬인 현진은 "소리를 낼 때 복근에 힘이 들어가는 정도로 음의 높낮이를 익혔다"고 했다. 이후 인공지능(AI)의 목소리 후보정 기술을 통해 매끄럽게 만들었다.

수어는 멤버들도 연습생 시절에 익혔다. 한국 수어, 미국 수어, 국제 수화 등 국가마다 쓰는 수어와 문법이 다른 데다 노래에 어울리는 표현법도 찾아야 한다. 멤버들이 직접 번역하기도 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지석은 "시각 언어인 수어를 활용한 안무는 빅오션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런 방식으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수어와 안무를 같이 사용하고, 기존 곡을 수어로 번역하는 콘텐츠도 자주 시도하고 싶어요."

[정주원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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