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앞둔 주말…남녀노소 모인 ‘전통문화마당’ 행사

이예슬 기자 2024. 5. 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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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을 사흘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대에서 열린 전통문화마당을 찾은 시민들이 지화 연등을 만들고 있다. 조태형 기자

“저는 사실 뉴진스님(코미디언 윤성호씨) 팬이라서 온 건데, 불교 행사에 이렇게 놀 거리가 많을 줄은 몰랐어요.”

부처님 오신 날을 사흘 앞두고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열린 ‘전통문화마당’ 행사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장은씨(22)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이씨는 “뉴진스님도 보고 싶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최근에 불교박람회 굿즈가 많이 보이길래 궁금해 대전에서 찾아왔는데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이렇게 크게 하는 걸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뉴진스님’, ‘불교박람회’ 등이 큰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이날 행사에서도 ‘인생사진(스티커 사진)’ ‘임종체험’ ‘반팔티 꾸미기’ 등의 부스가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생아 사랑해’라고 적힌 전사지로 꾸민 반팔티셔츠를 입은 박윤채씨(21)는 “불교는 종교라기보다는 현대인들을 치유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산책할 때 반야심경 테크노 버전을 듣곤 한다”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사을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대에서 열린 전통문화마당 행사에 온 박윤채씨가 직접 꾸민 반팔티를 입어 보이고 있다. 이예슬 기자

‘AI(인공지능) 부처님 고민 상담’ 부스도 오전부터 젊은이들로 붐볐다. 20대 남녀가 부스 근처에서 “AI 부처님이라니 신박하다” “한번 해볼까”라고 말하는 게 들렸다. 한 초등학생은 AI 부처님에게 “키가 작아 친구들이 놀려요”라며 고민 상담을 했다. AI 부처님 부스를 기획하고 운영한 김영찬씨(26)는 “최근에는 불교도 재미를 내세우고 있다”며 “불경 내용을 학습시킨 챗GPT를 기반으로 고민 상담 서비스를 만들어 올해부터 불교 행사 부스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인생 사진’ 부스를 운영 중인 자운 스님은 “불교는 교리를 강요하는게 아니라 개인이 마음을 닦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매년 부처님 오신 날 불교 행사에 참여한다는 김은희씨(67)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근 젊은 사람들이 불교 행사에 많이 보인다”며 “행사장이 활기도 넘치고 젊은 사람들과 불교의 가르침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화창한 휴일 날씨에 가족 단위로 찾아온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였다. 7살 아들과 함께 온 김모씨(41)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오늘 날씨도 좋고 불교 행사에 만들기 같은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많다고 들어서 와 봤다”며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행사인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앨리스씨(26)는 “한국을 여행 중인데 평소 불교에 관심이 많아 오게 됐다”며 “연등 만들기, 자개 장식품 만들기 같이 한국적인 것을 체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전통문화마당 행사는 대미는 불교적인 요소와 음악을 결합한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난장’이 장식한다. 오후 8시 45분부터 열리는 이 행사에는 뉴진스님도 참여한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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