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유료 전환 열흘…티빙 이용자 감소 현실로

배한님 기자 2024. 5. 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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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DAU(일간 활성 사용자) 추이/그래픽=김다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전면 유료 전환하면서 이용자가 줄었다. 약 2개월의 프로야구 중계 무료 서비스가 끝나고 '진짜' 유료 중계가 시작되면 이용자 이탈이 일어날 것이라던 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12일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전면 유료 전환한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9일간 평균 일간 활성 사용자(DAU)는 182만4933명이다. 이는 유료 전환 전 9일간인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평균 DAU(192만2169명)보다 약 10만명 적다. 5월1일부터 9일까지 누적 DAU는 총 1642만4395명으로 직전 9일간(4월 22일~30일) 누적 DAU(1729만9519명)보다 5% 가량 줄었다.

티빙은 지난 3월 초 시범경기 기간부터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플레이처럼 프로 스포츠 중계를 이용해 이용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 대비 2배에 이르는 연 400억원의 대금을 치르고 KBO 리그 뉴미디어 생중계권을 독점 획득했다. 지금까지 네이버(NAVER) 등 포털이나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서비스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프로야구 중계가 처음 유료로 전환된 것이다. 티빙은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지난달 30일까지 약 2개월 간 프로야구 중계를 무료로 제공하고 월 5500원의 저렴한 광고 요금제도 도입했다.

티빙은 유료 서비스만의 가치를 주기 위해 프로야구 중계에 새 기능을 대거 준비했다. 여기에는 △5시간 전까지 돌려 볼 수 있는 '타임머신' △4개 경기까지 동시에 볼 수 있는 '시청 멀티뷰' △최대 접속 5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티빙톡' △실시간 문자 중계 △개인화된 '푸시 알림' △중계 사운드만 청취할 수 있는 '오디오 모드' 등이 있다.

이같은 기능이 최소 월 5500원의 구독료의 가치를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용자들은 전면 유료화와 함께 티빙 이용을 끊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리그가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에 접어든 5월임에도 되레 이용자가 감소한 것이다. 지난 5일은 DAU가 165만6773명으로 프로야구 유료 전환 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5개 경기 중 4개 경기가 우천 취소된 영향도 있겠지만, 3개 경기가 우천 취소됐던 지난달 20일(205만748명)보다 이용자가 약 40만명이나 적었다.

관건은 추가 이용자 이탈을 막을 수 있냐는 점이다. 지난 1월과 2월 티빙의 일 평균 DAU는 각각 157만2172명, 165만4207명이었으나,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3월 170만1219명, 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4월 188만5360명으로 늘었다. 프로야구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전면 유료화 이후 182만명 수준까지 DAU가 감소했지만, 180만명대만 유지해도 아주 손해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 관련 티빙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스포츠 중계 유료 전환에 대한 여론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다, 티빙의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이용 만족률이 경쟁 서비스 대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와 시민시청권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9%가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티빙의 유료 스포츠 중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58.4%로 쿠팡플레이(81%)보다도 낮았고, 스포티비(65%)보다도 떨어졌다.

티빙은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선수 등번호를 타순으로 착각해 '22번 타자'로 표시하는 등 미숙한 운영과 시스템 오류 등으로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인력을 확충하고 팬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며 조금씩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돈을 주고 볼 만큼은 아니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료 스포츠 중계와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재검토 논의도 활발하다. 티빙의 프로야구 유료 중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대표연구원은 한국방송협회 계간지 '방송문화' 봄호 'OTT 시대 스포츠 중계와 보편적 시청권' 기고에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은 일부 스포츠 이벤트가 유료 서비스 가입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면 사회적 약자의 시청 소외, 추가적인 콘텐츠 이용요금 상승 등과 같은 사회적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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