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었다' 김세휘 감독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더 재밌어, 배우들의 힘" [인터뷰M]

김경희 2024. 5. 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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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로 반짝반짝 빛나는 대사과 과감한 구성을 뽐내며 데뷔한 신인감독 김세휘를 만났다. 큰 기대 없이 봤다가 의외의 재미와 신선함에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즐거움을 느꼈던 영화였다. 이 감독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이 절로 생기는 작품이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번 영화를 통해 변요한과 신혜선도 새로운 모습을 보이며 연기와 연출의 합이 너무 좋았다는 확신을 준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써낸 감독이나 이런 캐릭터를 똘끼 가득하게 표현해 낸 배우들이나 서로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배우들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을 캐스팅의 이유를 묻자 김세휘 감독은 변요한의 성덕이라는 고백을 했다. "그의 작품은 다 봤다. 특히 데뷔작 '토요근무'를 보며 믿음이 있는 얼굴로 연기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필요한 이미지가 그거였다. 이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스팅했다는 건 두 번째 이유고 첫 번째 이유는 팬이어서"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는 김 감독이다.

"신혜선은 정말 정말 성격 좋고 연기 잘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캐스팅 전에 김혜선의 작품을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다 봤는데 캐릭터의 직업이 인플루언서기 때문에 자기가 갖고 있는 사랑스러움과 매력이 충분해야 한다 생각했다. 주말드라마의 모습을 보면 사랑스러움이 있고 '결백' 영화를 보면 미세한 얼굴 떨림 같은 스릴러적인 연기도 잘하더라. 이분을 캐스팅 안 할 이유가 없더라. 미친놈적인 면모까지 잘할 줄은 몰랐는데 너무 소름 돋더라."라며 신혜선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배우를 먼저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지 않았다는 김세휘 감독은 "캐릭터를 만들 때 저의 캐릭터성을 따올 수밖에 없더라. 제가 아직 독립을 못해 혼자 살면 어떨까 해서 온라인 집들이를 많이 보는 편이다. 어떤 사람은 그걸 나쁜 의도로 볼 수도 있겠다 싶더라. 개미집의 경우도 어릴 때 흙장난 치며 개미집도 봤었는데 개미가 땅 속으로 들어가면 그 안이 너무 궁금하더라. 그런 식으로 저의 경험과 생각에서 출발해 캐릭터성을 부가했다"며 작품 속 독특한 설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상한 캐릭터지만 애정을 갖고 써야 하다 보니 구정태의 경우 변명 가능한 선을 설정하게 됐다는 김세휘 감독은 "필름이나 증거가 남는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원본을 태우면 사라지는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고, 쓸데없는 물건을 가져오고 그 대가로 집을 고쳐주는 설정을 했다. 그게 구정태 나름의 철저히 지키는 선이라 생각했다."며 마냥 응원할 수는 없는 그의 선은 어떤 이유였는지를 설명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변요한이 연기한 구정태는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상대의 삶을 훔쳐보는 나쁜 인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엽고 경쾌한 리듬감의 연기 덕에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 이런 연기톤은 어떻게 잡게 된 거냐는 질문에 감독은 "변요한이 준비해 온 것. 시나리오가 현장에서 고쳐진 적이 없었다. 시나리오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조금씩 자유도를 가져가는 정도로만 연기를 했는데 조금 더, 혹은 조금 덜 발랄한 버전으로 톤을 맞춰 지질하면서 귀여운 인물로 완성시켰다"며 대본리딩 때부터 캐릭터를 잘 잡아왔다며 변요한을 칭찬했다.

김세휘 감독은 "변요한은 생각보다 연기를 훨씬 더 잘해서 의외였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구정태가 정말 쉬운 인물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해서 현장에 온 변요한의 힘이 컸다. 그가 준비해 온 걸 보고 감탄하고 저는 선택만 하면 됐다."라며 변요한의 연기를 칭찬하며 "신혜선도 마지막에 모든 걸 내려놓는 얼굴을 보이는 장면은 편집하며 볼 때마다 소름이 돋더라. 편집하며 너무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을 많이 해서 모두가 그녀의 연기를 다 봤으면 좋겠다"며 신혜선의 연기 칭찬도 이어갔다.

감독은 "저는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무조건 배우들의 힘"이라며 변요한, 신혜선의 뛰어난 연기와 호흡이 더 좋은 작품으로 완성시켰다며 언론시사 이후 호평의 이유를 두 배우에게 돌렸다.

보통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 시나리오에 대한 배우들의 요청도 있기 마련인데 "두 배우 모두 시나리오를 너무 재미있어해 줘서 변경 요청은 아예 없었다. 신혜선도 한소라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도 안 건드리길 원했고 변요한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하며 시나리오를 믿고 가줘서 제 입장에서 흔들릴 이유가 없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신인감독 답지 않게 뚝심 있게 끌고 갔던 이유를 설명했다.

신인 감독인데 어떻게 그런 뚝심과 배포가 나오는 걸까? 김세휘 감독은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다. 스크립터를 하면서 편집실에 들어가는데 편집으로 정말 많은 게 벌어질 수 있구나를 알고 있다. 그리고 현장에서 정확하고 만족스러운 오케이컷이 넘쳐나서 충분히 편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편집의 힘을 믿고 현장에서 여유가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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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의 홍보 일정을 소화하며 유난히 텐션이 높아 보였던 변요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김세휘 감독은 "변요한이 이 영화를 진짜 좋아해 주더라. 내레이션이 많아서 편집 버전을 변요한에게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특히 마지막 버전과 전 버전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소장하고 싶어 하더라. 앉은자리에서 3~4번을 볼 정도로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하더라."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음에 감사해했다.

첫 영화여서 얼마나 설레고 긴장될까? 김세휘 감독은 "영화 리뷰들을 다 스크랩해 놨다. 응원의 마음으로 좋게 봐주신 마음이 너무 고맙더라. 처음으로 내 작품을 남에게 보여주는 거라 걱정을 많이 했다. 기대도 안 했는데 좋은 기사가 많아서 한 줄 한 줄 스크랩을 했다"며 신인감독다운 풋풋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과연 신인 감독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과감하다. 올해의 신인감독상은 확보했다는 섣부른 예감까지 들게 하는 김세휘 감독은 "영화를 보신 실제 관객들이 극장을 나오시며 '재밌네'라는 말을 해주시면 좋겠다. 그 말이 가장 듣고 싶은 관람평"이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는 5월 15일 개봉이다.

iMBC 김경희 | 사진 iMBC DB | 사진제공 콘텐츠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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