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연주자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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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단체 구기종목과 마찬가지로 야구도 선수 교체가 있다.
경기의 승부가 걸린 중요한 시점에 공격하는 팀에서 원래 순번으로 정해져 있던 타자 대신 다른 선수를 내보내는 대타(代打)가 가장 대표적이다.
대타는 그렇지 않다.
그는 SSG 랜더스에서 뛰던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무사 1·3루 상황에 대타로 출전해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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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단체 구기종목과 마찬가지로 야구도 선수 교체가 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좀 독특하다. 경기의 승부가 걸린 중요한 시점에 공격하는 팀에서 원래 순번으로 정해져 있던 타자 대신 다른 선수를 내보내는 대타(代打)가 가장 대표적이다. 오늘날 회의나 행사에 참석해야 할 사람이 휴가 등으로 자리를 지키는 게 불가능해 부득이 다른 이한테 해당 임무를 맡길 때 “대타를 보낸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대타’가 실은 야구 용어에서 유래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열린 서울시향 정기 공연에 깜짝 등장한 ‘대타’ 연주자가 한국 음악 팬들의 귀는 물론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 무대는 애초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출연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가 인후통과 고열을 호소하면서 미국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으로 급히 대체됐다. 마침 힐러리 한의 내한이 예정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흔쾌히 손열음의 빈자리를 메우기로 수락한 힐러리 한은 서울시향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멋들어지게 협연했다. 연주가 끝난 뒤 청중이 5분 넘게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하니 한국 음악 애호가들도 깊이 감동한 모양이다. 비록 대타였지만 최선을 다한 힐러리 한의 프로 정신이 돋보인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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