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들불축제 ‘오름불놓기’ 대신할 친환경 아이디어 공모

박미라 기자 2024. 5. 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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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위험·기후위기 역행 비판
들불축제 오름불놓기 안하기로
제주, 새로운 축제 콘텐츠 개발 중
2015년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제주시 제공

산불위험과 환경훼손, 기후위기 역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제주들불축제의 ‘오름 불놓기’를 대체할 아이디어를 전국 공모한다.

제주시는 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었던 오름 불 놓기를 대신해 진행할 새로운 축제 콘텐츠를 오는 28일까지 접수받는다고 12일 밝혔다.

공모 주제는 오름 불 놓기를 대체할 제주들불축제의 대표 콘텐츠, 생태 가치에 부합하는 친환경 콘텐츠, 주민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콘텐츠 등 3가지다.

누구나 1인당 1건에 한해 등기우편 또는 이메일, 방문 접수할 수 있다. 제주시는 접수받은 제안서 중 심사를 거쳐 3건을 선발하고 최우수 100만원, 우수 70만원, 장려 3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제주들불축제는 매해 경칩이 속한 3월 초순에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새별오름에서 불을 주제로 치렀던 축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어두운 밤 새별오름의 한 단면을 통째로 태우는 오름 불놓기였다. 이외에도 횃불 행진과 달집태우기 등과 같은 불을 주제로 여러 행사가 열렸다.

축제는 봄이 오기 전 해충을 없애기 위해 목장이나 들판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풍습인 ‘방애’에서 비롯됐다. 1997년 북제주군이 방애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들불축제를 열었고, 호응을 얻으면서 제주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자리잡았다. 특히 거대한 오름이 까만 밤을 밝히며 활활 타오르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하면서 도민은 물론 관광객까지 끌어들였다.

하지만 산불 피해가 잇따르는 건조한 3월에 일부러 불을 놓는 축제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다른 지역에서 산불로 큰 피해를 발생하거나 산불이 날 위험성 때문에 축제가 축소 또는 취소되기도 했다. 오름에 기름을 뿌려 인위적으로 불을 낸다는 점에서 환경훼손과 오염, 대량의 탄소 발생 등도 문제가 됐다.

제주시는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 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숙의형 원탁회의를 운영했다. 제주시는 원탁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들불축제에서 오름 불놓기를 폐지하고, 제주의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시민 참여 축제로 열겠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올해 들불축제 개최를 취소하고, 새로운 축제 프로그램를 개발을 위해 시민기획단 등을 운영 중이다. 시민기획단에서는 들불을 LED조명과 영상으로 연출하는 미디어파사드, 드론쇼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는 시민기획단과 전국 공모를 통해 접수한 의견을 수렴해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경호 제주시 관광진흥과장은 “제주들불축제가 참여자 중심의 생태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공모에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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