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대신 새로운 라이벌리의 등장인가, 물병 투척한 인천 팬들

황민국 기자 2024. 5. 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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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윌리안이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 인천 원정에서 멀티골로 2-1 승리를 결정지은 뒤 팬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팬들의 비이성적인 난동인가, 아니면 새로운 라이벌리의 등장인가.

지난 11일 인천 유나이티드가 FC서울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K리그1 12라운드 맞대결이 ‘물병 투척’ 사건이 일어났다.

원래 ‘경인 더비’로 불리는 이날 경기는 경기 내내 몸싸움과 신경전으로 뜨겁기 짝이 없었다. 이날 주심이 선언한 경고 7장, 퇴장은 1장이었다. 인천이 전반 36분 무고사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반전 막바지부터 경고와 퇴장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인천 제르소가 서울의 수비수 최준과 함께 넘어진 뒤 최준을 거세게 밀치면서 퇴장을 당한 게 시작이었다. 이 과정에서 인천 조성환 감독과 인천 무고사, 서울 권완규가 각각 경고를 받았다. 덕분에 수적 우세를 점한 서울은 후반 3분 윌리안이 동점골을 터뜨린 뒤 후반 17분 멀티골로 역전골까지 터뜨려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에서 문제된 장면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과 함께 연출됐다. 서울 골키퍼인 백종범이 인천의 마지막 공세를 막아낸 뒤 인천 서포터석을 향해 두 팔을 들고 포효했고, 이 세리머니에 흥분한 인천의 팬들 다수가 백종범과 서울 선수들을 향해 물병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의 주장인 기성용이 백종범을 보호하러 나섰다가 이 물병 가운데 하나에 급소를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다행히 기성용은 시간이 흐른 뒤 일어났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인천 선수들의 자제 요청으로 일단락된 이번 사건은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관중의 그라운드 이물질 투척은 무관중 홈경기나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응원석과 원정 응원석 폐쇄 등의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2022년 대구FC의 한 관중이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물병을 던져 대구 구단이 1000만원의 제재금의 징계를 받았는데, 이번 사태는 다수가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다친 선수까지 나온 이상 그 이상의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경기 감독관의 보고서를 받은 뒤 13일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관람객과 선수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K리그를 사랑하는 축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축구 현장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야성미 넘치는 경쟁은 그라운드로 한정해야 한다는 비판이 대세인 가운데 과거 K리그의 더비는 야만과 비이성으로 얽힌 스토리였다는 의견이 함께 나온 것이다. 올해 K리그2(2부)로 내려간 수원 삼성의 빈 자리를 인천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경인 더비가 K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인 슈퍼매치(수원과 FC서울의 라이벌 매치)를 대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해할 수 있다.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은 7월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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