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장사한다'…자영업자 대출 1113조 육박

자영업자 대출 4년 전보다 51% 증가

▲ 고금리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식자재·인건비·임대료까지 줄줄이 상승하며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22일 강원 춘천 명동 점포들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대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4년 동안 5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12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335만959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모두 1112조74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말(209만7221명·738조600억원)과 비교해 4년 3개월 사이 대출자와 대출금액이 각 60%, 51% 늘었다.

특히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한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의 전체 보유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5조6200억원에서 약 2배인 31조3000억원으로 뛰었다.

자영업자 대출액 가운데 2.8%가 위태로운 상태라는 의미다.

최근 연체 차주의 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져 작년 3월 말(20조4000억원)과 비교해 불과 1년 사이 53.4% 급증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현재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7351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9590명) 가운데 51.4%를 차지했다.

2019년 말(106만6841명·431조3100억원)의 개인사업 다중채무자 인원과 대출 규모와 비교하면 개인사업 다중채무자 인원과 대출 규모는 각 62%, 60% 급증했다.

아울러 연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은 12조1200억원에서 두 배가 넘는 24조7500억원으로 늘었다.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편 나이스평가정보는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 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거나 반대로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