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잠재력 확대…빅파마 관심 높아"

김윤화 2024. 5.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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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올해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결과 공개예정
"기술 검증으로 빅파마와 파트너십 기대"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올해 ABL503, ABL202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빅파마와 파트너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두 개의 항원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항체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늘어난 데다, 서로 다른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전달하는 방식)와 접목해 새로운 치료 잠재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항암 신약 중 이중항체 기반의 약물은 총 4개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현재까지 허가받은 이중항체 약물은 11개로 암뿐만 아니라 안과, 혈액 질환 등으로 치료영역이 넓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3개의 타깃에 동시 작용하는 '삼중항체', 이중항체에 세포독성물질을 붙인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새 모달리티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지난해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약 84억달러(11조원)에 도입하는 거래를 맺으며 개발 열기를 더욱 달아오르게 했다.

국내기업 가운데 이중항체 '붐'의 한 가운데 있는 곳이 에이비엘바이오다. 독자 개발한 플랫폼과 이를 통해 발굴한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임상단계에 있다. 특히 뇌신경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301'은 지난 2022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약 1조3000억원에 기술수출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4'에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를 만났다. 그는 "국내외 학회에 참가하면서 이중항체와 회사의 파이프라인에 대해 달라진 관심을 체감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중항체는 유행과 관계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해 온 기술"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신약이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어프로치(접근)가 달라졌고 매우 많은 인터랙션(상호소통)이 오가고 있어 기술이전 등의 좋은 소식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직원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미국암학회(AACR) 2024에서 신규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112와 ABL407의 포스터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T', '그랩바디-B' 등을 활용해 △퇴행성뇌질환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ADC 3가지 분야에서 신약을 주로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해있다.

가장 개발 진척이 빠른 후보물질은 담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001'로 단독투여의 경우 임상 2상 시험이 한국과 미국서 진행 중이다. 세포독성항암제와 병용요법은 최근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임상시험 이후 승인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사노피와 대형 딜로 주목받은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인 ABL301은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갔으며 내년 2~3분기 중으로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개발에 사용한 그랩바디-B 기술을 활용해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착수했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로 동물실험에서 이를 접목한 이중항체가 단일항체보다 8배 높은 뇌 전달률을 나타냈다.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는 이와 같은 원리로 치매 이중항체 약물인 '트론티네맙'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부적으로 치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초기 단계 물질을 발굴했고 향후 이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치매 신약을 자체 개발하는 방법 외에도 단일 치료 항체를 가진 회사와 공동 개발하거나 우리의 기술을 이전하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ADC 기술을 접목한 이중항체 치료제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는 네덜란드 ADC 플랫폼 기업인 시나픽스로부터 ADC 기술을 도입했고, 중국계 제약사인 씨스톤에 기술이전한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인 'ABL202'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단독항체를 기반으로 한 ADC의 단점을 이중항체가 보완할 수 있다"며 "1년 반 이내에 규제당국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수 있는 이중항체 ADC 물질이 3개 정도일만큼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ABL202, ABL001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 임상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당장 내달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503'의 중간 임상결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긍정적인 임상 결과 발표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와 추가적인 파트너십 논의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회사가 이전에는 초기 단계의 물질을 기술 이전했지만 임상을 더 진행해 훨씬 큰 규모와 유리한 조건으로 딜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임상에서 우리의 기술을 검증한다면 빅파마와 파트너십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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