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아이돌·야구팀 별별 팝업…캐릭터 팝업은 4배 '껑충'

강애란 2024. 5. 1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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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공간서 팝업 전용공간 마련…'팬덤' 즐기는 체험·전시 인기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키움 히어로즈 팝업스토어 [현대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1. 지난달 3일 롯데월드몰 1층 팝업 행사장에는 앳된 얼굴의 학생부터 외국인까지 몰려들었다. 대기 줄이 3층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그룹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팝업스토어 첫날 열린 팬 사인회에 몰려든 팬들이다. 행사장 한쪽에 세워진 하얀 벽은 시간이 지나면서 팬들이 남긴 메모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2. 지난 5일까지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에서 열린 프로야구팀 키움 히어로즈 팝업스토어에서는 점퍼가 일찌감치 동나 문의가 쇄도했다. 한 품목당 한 개씩만 구매하도록 제한을 걸었지만, 팬들이 몰려 소용이 없었다. 매장뿐 아니라 야외에 마련된 체험존은 실제 선수들이 쓰던 헬멧과 글러브, 배틀을 들고 사진을 찍는 이들로 연일 붐볐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에는 아이돌, 스포츠,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 팝업스토어가 들어서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정식 매장 입점 전에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요즘은 패션, 명품, 화장품 등 상품을 내세운 브랜드보다 '팬덤'을 즐길 수 있는 팝업스토어들이 인기를 끈다.

롯데월드몰 아이돌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팝업 [롯데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아이돌 팝업스토어는 반응이 뜨겁다. 10·20대 젊은 고객에게 백화점 문턱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백화점마다 공을 들이는 분야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에서 올해만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와 에스파, 차은우, NCT 등 아이돌 팝업스토어를 네 차례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9월과 지난 3월 그룹 세븐틴 팝업스토어를 두 차례 열었고 올해 한 번 더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서 지난 2∼3월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 '플레이브', '스텔라이브' 등 세 팀의 릴레이 팝업스토어를 열어 매출 70억원을 거뒀다.

백화점에 들어설 것 같지 않은 트로트, 힙합, e-스포츠 등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는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팝업스토어가,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서는 힙합 음악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형 팝업스토어가 각각 열렸다.

지난해 1월 롯데월드몰에서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유명 프로 게임단 'T1'이 팝업스토어를 연 데 이어 같은 해 7월 역할수행게임(RPG) '로스트아크'와 노티드월드가 협업한 팝업스토어에는 오픈 전날 밤부터 1천명이 넘는 고객들이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하는 팝업 매출의 절반 이상은 '1030' 세대로부터 발생한다"며 "특히 e-스포츠와 게임, K-팝 팝업 같은 경우 90% 이상이 10·20대일 정도로 젊은 고객층 유입 효과가 뛰어나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별별춘식 팝업스토어 [신세계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팝업스토어 종류가 다양해지는 가운데서도 애니메이션, 웹툰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팝업스토어 증가세가 눈에 띈다.

각 백화점 주요 점포를 보면 더현대서울 캐릭터 팝업스토어는 2021년 10여개에서 2022년 20여개, 작년 40여개 수준으로 네 배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 5일까지 20여개가 문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2021년 2개에 불과하던 캐릭터 팝업스토어가 지난해 9개로 대폭 늘었다. 올해는 현재까지 춘식이, 레고, 마일드무무, 스누피, 토이스토리-타이니탄 등 5개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롯데월드몰은 지난해 기준 10개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올해 진행한 포켓몬 팝업스토어는 수원점과 부산 광복점에도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캐릭터 팝업스토어 굿즈는 객단가가 낮아 어린 고객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어 그동안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이 하지 못한 역할을 해준다"며 "귀여운 캐릭터 덕에 백화점 이미지도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열성적인 팬덤을 지닌 게임, 캐릭터, 웹툰이나 아이돌 등 IP(지식재산) 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팝업스토어가 진행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켓몬들과 함께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아레나광장에 조성된 '포켓몬 스마일 광장'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콘텐츠 비즈니스 프로젝트 '포켓몬 타운 2024 with LOTTE' 행사를 이날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진행한다. 2024.4.26 mjkang@yna.co.kr

백화점마다 팝업스토어를 위한 전용공간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공간이 아닌 '체험'과 '전시'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8년 업계 최초로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를 마련했다. 1층 뷰티 매장 한가운데에 180㎡(55평) 규모의 공간이 들어섰다. 2021년에는 강남점 센트럴시티 1층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매표소와 대합실로 쓰이던 공간을 체험·전시형 팝업스토어 특화 공간인 '오픈 스테이지'로 탈바꿈했다.

더현대서울은 지하 2층 지하철 연결통로 입구 쪽 공간서 주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지난 3월에는 5층에 고객 휴게 공간과 팝업스토어를 결합한 730㎡(220평) 규모의 신개념 공간 '에픽서울'을 만들었다.

롯데월드몰 역시 1층에 330㎡(100평) 규모의 공간 '아트리움'을 메인 팝업스토어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주로 1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행사가 열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과거 자투리 공간을 채우는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핵심 점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진행 방식도 단순 상품 진열에서 벗어나, 포토존을 조성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현대서울 '에픽서울' 전경 [더현대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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