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근 "오는 일 안 막아…하루하루 태워 간다는 마음으로 생존" [아나:바다]②

김민지 기자 2024. 5.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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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드넓은 '프리의 대양'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아나운서들의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안정된 방송국의 품을 벗어나 '아나운서'에서 '방송인'으로 과감하게 변신한 이들은 요즘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살고 있을까요? [아나:바다]를 통해 이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

-유튜브 채널 '아나운서근근'도 운영 중인데, 단순히 본인의 일상을 전하는 게 아니라 '책 읽기' 콘텐츠를 하는 게 새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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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 인터뷰

[편집자주] [아나:바다]는 드넓은 '프리의 대양'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아나운서들의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안정된 방송국의 품을 벗어나 '아나운서'에서 '방송인'으로 과감하게 변신한 이들은 요즘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살고 있을까요? [아나:바다]를 통해 이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선근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수년 전 KBS 프로그램의 제작발표회를 휩쓸던 아나운서가 있었다. 재치 있는 멘트와 유쾌함으로 항상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던 이는 바로 김선근(40). 예능인 못지않은 끼를 발산하던 그는 2022년 KBS에서 퇴사한 뒤, 다채로운 일에 도전하며 더 열정적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다.

대학교 재학 중 연극에 푹 빠진 김선근은 20대 중반까지 무대에 오르며 대학로에서 살다시피 했다. 하지만 나이가 찬 뒤 현실적인 진로를 고민하게 됐고, 본인에게 가장 잘 맞을 직업이 아나운서라 생각했다고. 이에 열심히 노력한 김선근은 2012년 입사한 연합뉴스TV를 거쳐 2014년 KBS 아나운서가 됐다. 이후 '연예가중계',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 '스포츠9', '노래가 좋아' 등의 TV 프로그램과 라디오 KBS 해피FM '럭키세븐' 등 다채로운 방송을 진행하며 본인의 끼를 마음껏 펼쳤다.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즐거움까지 선사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연차가 찰수록 방송사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한정됐고, 다소 아쉬움을 느낀 김선근은 안정적인 직장을 과감하게 박차고 나왔다. 이후 TV조선(TV CHOSUN) 트로트 서바이벌 '미스터트롯2'에 참가해 화려하게 퇴사 소식을 알린 그는 아나운서라는 틀에서 벗어나 여러 분야에 도전했다. 덕분에 지금은 방송인, 진행자, 강사, 가수, 유튜버 등 하고 싶었던 일을 실컷 하며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오는 일을 막지 않고 하루하루 '태워 나간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열정맨'.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채워가며 살아가는 성실한 김선근을 [아나:바다] 일곱 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선근 ⓒ News1 권현진 기자

<【아나:바다】 김선근 편 ①에 이어>

-방송인의 끈도 놓지 않고 국악방송,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 중이다.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다'는 롤모델이 있나.

▶함께 '연예가중계'를 했던 (김)태진이 형이 롤모델이다. 방송을 정말 많이, 열심히 하신다. 형이 내게 '너는 전현무가 안 된다, 그런 사람이 다시 나올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일을 가리지 않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잘하면 활동이 꾸준히 이어질 거다'라고 조언을 해준 적이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방송에 집중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면서. 이런 조언이 도움이 많이 됐다. 또 인터뷰 스킬 역시 형에게 배웠다. 형이 게릴라 데이트를 나가면 같이 나가서 현장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곤 했다. 참 감사하다.

-유튜브 채널 '아나운서근근'도 운영 중인데, 단순히 본인의 일상을 전하는 게 아니라 '책 읽기' 콘텐츠를 하는 게 새롭더라.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매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게 힘들 때가 있는데, 너무 피곤할 때는 내가 녹음한 걸 틀어줬다. 그런데 이걸 몇 달 하다 보니 '내가 사는 파주에 출판도시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걸 콘텐츠화해 보면 어떨까 싶은 거다. 그때 마이크를 구매하고 편집을 익히면서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성과는) 미미하지만, 아직은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아나운서 강사 활동도 하던데.

▶이건 정말 사명감에 하는 거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길을 헤매지 않고 실력을 키워나갔으면 하고,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하고 있다. 카메라 테스트까지는 통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목표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선근 ⓒ News1 권현진 기자

-방송인, 가수, 유튜버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일단 오는 일은 막지 않는다. 하루하루 나를 태워나간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방송사를 나왔는데, 일을 해야지. 있어 보이는 일만 하려고 나온 게 전혀 아니다. 내가 항상 이야기 하는 게 '집에 있으면 돈을 쓰지만 나오면 번다, 일 다 받자'라는 거다. 개인적으로 일이 들어와도 일단 한다고 하고 협상을 시작한다. 적은 돈을 줄 수밖에 없는 공공기관에서 날 찾아도 한다.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다. 작은 일부터 열심히 해서 천천히 출연료도 올리자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위트와 순발력으로 먹고산다고 생각한다. 아나운서와 코미디언의 교집합이 바로 나다. 그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분야가 있다면.

▶항상 하고 싶었던 건 라디오 DJ다. 아침 라디오 DJ를 할 때 새벽 출근을 하면서도 정말 행복했다. 내가 가톨릭인데, 라디오를 하면 매일 고해성사를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청취자들과 사람 사는 얘기를 하는 게 좋았다. 사실 '연예가중계'도 3년 넘게 하면서 정이 많이 들어 그만둘 때 울컥했지만 마지막엔 웃었는데, 라디오는 '막방' 때 정말 펑펑 울었다. 대성통곡을… 그만큼 여운이 남았다. 또 하나 해보고 싶은 건 연극을 했다 보니 공연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콘셉트도 구상 중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시작해 보려고 한다.

-SNS를 보니 언제 광고주에게 연락이 올지 모른다며 보험설계사 자격증도 땄더라.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어울리는 듯하다.

▶사실 이전에도 보험 광고 관련해서 연락이 왔었는데, 그땐 방송국 소속이기도 하고 자격증도 없어서 못 했다. 이후 퇴사를 한 뒤 '미리 자격증을 따야겠다' 싶어서 공부를 해 자격증을 땄다. 또 언젠가 아는 분 칠순 잔치에 갔는데 연예인이 많은 자리였다. 그때 어떤 코미디언분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다고 하니 부동산 프로그램 관련 이야기가 나오더라. 이것도 공부를 해놔야겠다 싶어서 지금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선근 ⓒ News1 권현진 기자

-회사를 나온 지 2년 가까이 돼 간다. 퇴사 전 목표대로 길을 걸어가고 있나.

▶배를 탔다면 큰 줄기는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다만 타고 온 배의 크기는 아직 커지지 않았다. 처음엔 1년 정도 지나면 모터는 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직은 카약 정도다. 어떻게 살아갈지 치열하게 고민하기도 했지만, 고민해도 답은 안 나오더라. 안달복달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다. 들어오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나만의 속도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게 낫겠다 싶다. 언젠가는 크루즈를 탈 날이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려고 한다.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대출 잔금이 원동력이다. 그리고 가족. 내가 첫째라 그런지 결혼 전에는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결혼 후에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부채 의식이 있다. '내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큰데, 그게 일을 할 때 원동력이 된다. 성공해서 가족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고민 없이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런데 이게 나에게도 좋다. 난 어깨에 짐이 없으면 무기력해지고, 일을 하고 온 날에는 기분이 좋다. 수명을 태우면서 일할 때 제일 기운이 난다.

-10년 뒤 김선근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모습일까'보다 '어떤 사람일까'에 초점을 맞추면, 내 얼굴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싶다. 나이를 먹으면 그동안의 삶이 얼굴에 남지 않나. 누가 나를 봤을 때 자신 있게 대할 수 있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50대 아저씨가 됐으면 한다. 일적으로는 막힘없이 일을 잘했으면 좋겠다. 인생의 목표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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