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입맛' 양갱을 '다디단' MZ세대 간식으로 업그레이드 당찬 26살
"성심당·궁전제과처럼 구례 1등 디저트 꿈"
[편집자주] 당찬 매력을 지닌 여성. 우리는 '걸크러시'라 부른다. 연예계뿐만 아니라 농촌에 부는 걸크러시 바람도 강력하다. 뉴스1과 전남도농업기술원이 공동으로 이들 여성농업인들의 성공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농촌 걸크러시'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구례=뉴스1) 서충섭 기자 = "대전의 성심당, 광주의 궁전제과처럼 구례를 대표하는 디저트 사계양갱으로 만들어야죠."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이 히트를 치면서 양갱을 만드는 20대 여성 청년 농업인의 얼굴에도 함박웃음이 피었다.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대신 구례의 특산물 산수유를 담은 그의 양갱은 단맛은 물론 고급스러운 산미와 쫄깃함이 가득했다.
전남 구례읍 구례버스터미널 앞에 자리잡은 '사계양갱'을 운영하는 강미선 대표(26·여). '할매 입맛' 간식인 양갱을 '다디단' MZ세대의 대표 간식으로 업그레이드한 그는 어느덧 3년차를 맞은 농업인이다.
'사계절 자연을 양갱에 담다'는 뜻의 '사계양갱'은 직접 농사지은 팥 앙금과 사계절 제철 과일을 이용한 프리미엄 수제 양갱을 판매한다.
방부제와 보존제를 넣지 않은 한천(우뭇가사리 따위를 끓여서 식혀 만든 끈끈한 물질)에 딸기, 오렌지, 멜론, 라즈베리 등 각종 과일 퓨레를 직접 갈아 넣은 12개의 양갱으로 만든다. 1년 12개월의 맛을 각각의 과일로 표현했고 설탕 사용량을 최소화해 자연 본연의 단맛을 이끌어낸다.
이렇게 1년의 맛을 담은 '사계후르츠양갱'과 더불어 '금가루'를 얹은 '사계 금 양갱'은 강 대표의 대표상품이다.
여기에 구례 산동 산수유를 넣어 건강함을 더한 '사계산수유양갱'도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 메뉴다.
양갱 재료 준비부터 제작까지 '사계양갱'의 양갱은 오롯이 강 대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생과일을 활용한 수제 양갱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 즉시 팥을 8시간 끓여 찌는 과정을 시작한다. 앙금이 완성되면 직접 각종 과일을 갈아 섞어 양갱을 만들어 냉장보관해 배송하고 있다.
이처럼 구례의 신선함을 담은 '사계양갱'은 전국 방방곡곡으로 판매되는데, 올해는 '밤양갱' 노래 덕분인지 1년 판매분을 벌써 완판하면서 '다디단' 봄을 보내고 있다.
양갱에 들어가는 팥도 직접 기른다.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한 강 대표는 구례에서 벼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달리 여성 혼자서도 가능한 농사를 찾다 팥 농사를 시작했다.
3년 전 200평의 밭에서 400㎏의 팥을 처음 수확했다. 하나 하나 손으로 채집해야 하는 팥 특성상 많은 고생이 들었지만 노하우도 없이 시작한 첫 농사 치고는 성공적인 수확이었다.
지금은 800평의 땅에서 팥과 흰완두콩을 재배하고 있다. 수확량도 1200㎏이 넘으면서 양갱 재료를 자급자족하는 것은 물론 판매까지 고려하는 실정이 됐다.
수확한 팥을 어디다 쓸까 고민하다 양갱을 생각했다. 사실 양갱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강 대표였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맛을 찾기 위해 각종 과일을 넣은 양갱을 무수히 시식하며 최상의 식감을 찾았다.
최상의 맛을 찾아 일본에서 양갱을 배운 이를 찾아 사사하는 등 2022년에는 양갱아티스트 자격증도 취득했다.
'사계양갱'을 알리려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각종 농수산물 판매전에도 참여하면서 입소문이 나 지난해 8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현재는 100여명의 우수 고객을 확보했다.
또 인근 학교와는 방과후학교 교육을 통해 '양갱만들기' 교실이나 '팥 농장' 체험활동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의 생태체험장 역할도 하고 있다.
여성 농업인으로서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인건비를 아끼려 직접 팥농사를 짓는 노고부터 자금대출의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여성 농업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랭할 때가 많았다.
강 대표는 "무슨 양갱을 만드냐며 잘 되는 다른 일 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구례를 대표하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은 꿈을 목표로 편견을 이겨내고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지원도 많아지는 와중에 더 많은 여성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도 촉구했다.
강 대표는 "지역에서 성장한 여성들도 남성들 못지않은 꿈과 비전을 갖고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사업도 확장하고 더 다양한 구례의 맛을 고객들께 선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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