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전쟁이 아니다'... 사람 크게 다칠 뻔한 '인천팬 물병 투척'[초점]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사람에게 이물질을 던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축구'는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려고 펼치는 '전쟁'이 아니다.

FC서울은 11일 오후 4시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서울과 인천의 라이벌 관계는 시즌을 거치며 꾸준히 커졌으며, 올해 절정에 이르렀다. 수원 삼성의 K리그2 강등으로 슈퍼매치(서울-수원), 수인선 더비(인천-수원)를 당분간 볼 수 없게 되며 K리그1 수도권팀 맞대결 중 가장 치열한 만남이 됐기 때문.

이날 역시 퇴장까지 나오는 치열한 경기가 계속됐고, 서울의 2-1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경기 후 사건이 터졌다.

경기 종료 후 백종범 서울 골키퍼가 뒤를 돌아 인천 서포터를 향해 포효했고, 이에 격분한 인천 서포터즈들이 백종범을 향해 물병을 던졌다. 서울 주장 기성용은 백종범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급소에 물병을 맞고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큰 부상이 아닌 것이 다행. 백종범은 이후 인천 팬들의 욕설에 포효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아무리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한 행동이다. 인천 팬들의 물병 투척은 비매너를 넘어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다. 기성용이 물병에 급소를 맞는 일이 있었고, 만약 누군가가 눈 등 약한 부분에 물병을 맞는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정도이기에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유럽축구에서 경기장에 이물질을 던진다고 해서 따라 해도 된다는 법은 없다.

인천 팬들은 K리그 내에서도 '일당백'의 쩌렁쩌렁한 응원으로 인정받는 팬들이다. 그런데 이날의 물병 투척은 그 명성을 한참 깎아내리는, 수준 낮은 행동이다. 어느 경기장, 어느 팬들에게든 근절돼야할 행위.

팬들은 자칫하면 사람에게 큰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경기장으로 물병을 던졌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운동장에는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어두운 그림자만 남을 뿐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