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가뭔데] '부처핸썹' 불교 감성 모르면 나가라 (영상)

선은양 2024. 5.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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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 파티부터 각종 '밈'까지…'불교는 힙'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불교, 또 나만 빼고 재밌는 거 하네.'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빠른 비트의 음악이 정신없이 나오고 그에 맞춰 사람들은 몸을 흔들고 소리친다. 현란한 조명이 무대를 뒤흔들고 디제이(DJ)는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한다.

클럽의 풍경이 아니다. 지난 4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모습이다. 편견을 깨고 젊어진 불교의 모습에 청년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불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젊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재밌는 불교'를 주제로 해 각종 체험 및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박람회에서는 AI 마애부처님이 고민 상담을 해주는 '열암곡 마애부처님의 고민상담소'부터 이색 굿즈, 목탁 체험, 사찰음식 시식까지 다양한 체험 부스가 열렸다. 박람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자 수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고, 그 중 80%가 2030세대였다.

박람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 이하 뉴진스님)이다. 지난해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연등놀이에서 EDM 파티를 열어 주목받은 뉴진스님은 올해 박람회에서도 '극락도 락(樂)이다'는 타이틀로 화려한 EDM 무대를 꾸몄다.

그는 "이 또한 지나가리", "극락왕생", "부처핸썹" 등의 구호로 사람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목탁 반주도 선보였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조회수 수십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불교 역시 그의 행보에 진심이다. 뉴진스님는 지난해 11월 조계사 오심 스님(불교신문 사장)을 계사로 수계하고 '뉴진(NEW 進)'이라는 법명을 얻었다. '새롭게 나아가다'란 의미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왼쪽)과 '뉴진'이라는 법명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예방한 뉴진스님은 "불교를 즐겁게 전달하려는 시도를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에서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진우스님은 홍대선원을 운영하는 준한스님, '꽃스님'으로 유명한 범정스님, 가야금 연주로 유명한 지안스님에 뉴진스님까지 더해 불교계 아이돌 그룹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즉석에서 제안을 하기도 했다.

뉴진스님은 올해 5월 15일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기 위해 열리는 '2024 연등회 연등놀이 마당'에서 다시 한번 '극락도 락(樂)이다' EDM 난장(디제잉)을 펼칠 예정이다.

◇ 2030 '밈' 활용…감성 더한 불교

불교계는 포교에 밈(meme·인터넷 유행어)을 활용하면서 이른바 '젊은 감성'도 더하고 있다. 조계종이 운영하는 공식 SNS 계정은 공식 계정임을 뜻하는 파란 표식이 없으면 사칭 계정이라고 오해할만큼 각종 밈을 활용해 불교를 홍보하고 있다. 유행하는 '꽁꽁 얼어붙은 고양이' 밈을 활용해 통등 전시회를 홍보하거나, 불교 예술작품으로 불교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RM을 'RM형 잘 지내?'와 같은 문구로 소환해 다시금 불교 예술 작품을 홍보하는 방식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불교를 홍보하고 있다. /조계종 인스타그램 캡처

불교에서 직접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한다. ENA(이엔에이)와 SBS PLUS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리얼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패러디한 '나는 절로'는 지난해 1,2기에 이어 올해 3기를 성황리에 모집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주최한 30대 미혼남녀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는 올해 3월 3기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전화 문의·신청 2000여 건, 이메일 접수 1000여 건 이상이 쏟아지며 신청 접수 반나절 만에 마감됐다.

불교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불교 EDM파티, '나는 절로' 등이 화제가 되면서 불교를 이른바 '힙(HIP)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셀프포토전문 스튜디오 '포토매틱'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부처님오신날'을 콘셉트로 한 네컷사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포토매틱은 "매년 5월이면 가정의 달을 콘셉트로 행사를 기획했지만 올해는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등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화제가 되며 콘셉트를 바꿨다"고 밝혔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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