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또 잡혔다. 벌써 4패째'→ 수원 삼성, 최하위 천안에 0-1로 무너졌다… '3G 연속 무승'

(베스트 일레븐=수원)

수원 삼성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가라앉고 있다. 경남 FC-성남 FC전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세 경기 연속 무승이며 연패다.

11일 오후 7시, 수원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2부리그) 2024 11라운드 수원 삼성-천안시티 FC(천안)전이 벌어졌다. 원정팀 천안이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0분, 천안의 모따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수원 삼성은 다시 한 번 승리와 멀어졌고 11경기를 치른 상태에서 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전 최하위였던 천안은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씨였다. 때문에 봄 날씨답지 않게 다소 쌀쌀한 기운도 감돌았다. 킥오프 무렵 수원 월드컵경기장 온도는 16℃였다. 빗줄기와 함께 수원 삼성과 천안의 K리그2 11라운드가 출발했다.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양형모 골키퍼를 최후방에 두고 수비 라인엔 좌측부터 이상민-백동규-조윤성-이시영을 뒀다. 3선엔 유제호와 이종성을 배치했으며, 바로 앞에 카즈키를 밀어 넣어 연결 고리 역을 맡겼다. 측면엔 손석용과 김주찬, 최전방엔 김현을 내보냈다. 수비 시엔 4-4-2로 변환했던 수원 삼성이다. 그땐 카즈키와 김현이 맨 앞에서 뛰었고, 나머지는 두 줄 수비를 구축했다.

김태완 천안 감독은 백 파이브였다. 5-4-1 포메이션에 가까웠다. 가장 앞엔 모따를 뒀다. 2선엔 좌측부터 정석화-장성재-신형민-이광진을 내보냈고, 3선엔 좌측부터 오현교-김성주-이재원-이웅희-구대영을 그려넣었다. 문전은 제종현에게 맡겼다. 천안이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잦아 5-4-1 대형 또한 자주 연출됐다.

경기 초반은 탐색전에 가까웠다. 수원 삼성은 라인을 올려 상대를 공략하려 들었고, 상대적으로 전력 열세인 천안은 5-4-1 숲을 세우고 적을 기다렸다. 전반 20분 무렵까지는 두 클럽 모두 결정적 장면을 현출하지 못했다. 소리 없는 공방전이었다. 전반 23분엔 수원 삼성의 카즈키가 골키퍼 펀칭이 아쉬운 틈을 타 빈 골문을 슛을 시도했다. 문전으로 달려든 천안의 수비수 김성주가 공을 걷어냈다.

전반 27분엔 이종성이 볼을 끊어내며 수원 삼성의 역습 찬스가 만들어졌다. 김현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이리 저리 끌어봤으나 천안의 적극적 수비에 막혔다. 전반 31분엔 수원 삼성의 코너킥이 진행됐다. 카즈키의 코너킥이 김현이 헤더를 이끌었다. 공은 제종현 천안 골키퍼가 잡아냈다.

천안도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환하는 슛은 시도했다. 전반 33분, 킬러 모따가 왼발 중거리슛으로 수원 삼성 골문을 겨냥했다. 포켓 사이에서 재빠르게 볼을 받았던 모따의 슛은 양형모 수원 삼성 골키퍼가 쳐냈다. 전반 막판까지 수원 삼성의 크로스 시도 횟수는 많았다. 그러나 천안 문전에서 유의미한 시퀀스를 생성하진 못했다. 전반전 추가 시간은 2분이었고, 두 팀은 골 없이 경기의 절반을 마감했다.

후반전엔 일단 라인업 변동 없이 등장한 두 팀이었다. 첫 골은 머잖아 터졌다. 후반 10분, 천안의 모따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모따는 우측 윙백 구대영에게 볼을 내주고 빠르게 중앙으로 진입했다. 구대영의 크로스는 쇄도하는 모따에게 다시 연결됐다. 모따는 넘어지면서 슛을 시도했다. 공은 빗줄기를 타고 양형모 골키퍼를 넘어 수원 삼성의 골라인을 지나쳤다. 수원 삼성이 실점하자마자 홈팬들은 "수원 언제나 우린 너와 함께해"를 외치며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걸 막으려 했다.

수원 삼성은 일격을 맞았다. 주도하는 게임을 벌이다가 한 방을 얻어맞았고, 순식간에 연패 위기에 빠졌다. 이후 수원 삼성의 공격 강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김현의 슛이 제종현 골키퍼의 손에 막혔고, 손석용은 슛을 제대로 시도하진 못했다. 수원 삼성 벤치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후반 17분, 유제호가 빠지고 뮬리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제 수원 삼성은 김현과 뮬리치라는 두 개의 탑을 세우고 천안을 공략하게 됐다.

후반 19분, 김태완 감독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윤재석과 문건호가 들어갔다. 정석화와 장성재가 빠졌다. 천안은 발 빠른 선수들을 측면에 동시에 집어넣어 수원 삼성을 위협하려는 듯했다. 수원 삼성도 재차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23분, 전진우와 김상준이 들어갔다. 이종성과 손석용은 빠져나왔다.

후반 25분 무렵, 수원 월드컵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입장 관중 숫자가 발표됐다. 8,514명이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많은 인파가 수원 삼성-천안전을 찾았다. 후반 30분, 뮬리치가 헤더로 볼을 놔줬다. 그리고 수원 삼성의 전진우가 하프발리슛으로 천안의 골대를 겨냥했다. 볼은 위로 살짝 떴고 전진우는 머리를 감싸쥐고 무릎을 꿇으며 아쉬워했다. 이후 천안은 모따를 앞세워 한 차례 더 유효슛을 날렸다.

후반 37분, 천안이 한 장의 교체카드를 더 사용했다. 최상헌이 그라운드에 들어가고 문건호가 다시 나왔다. 이후 수원 삼성이 큰 기회를 맞았다. 카즈키-전진우-김현-뮬리치로 이어지는 카운터였고, 그것이 뮬리치의 일대일 찬스로 이어졌다. 뮬리치는 슛을 시도했는데 이것을 제종현 골키퍼가 막아냈다.

경기는 막바지로 진입했다. 수원 삼성 벤치에서는 장호익과 명준재를 넣었다. 이시영과 김주찬이 빠졌다. 장호익은 우 측면 수비로, 명준재는 측면 공격수로 들어갔다. 후반 41분엔 천안이 선수를 바꿨다. 오현교가 빠지고 마상훈이 들어갔다.

후반 추가 시간은 5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뒤바뀌지 않았다. 수원 삼성은 모따에게 한방을 얻어맞은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이렇게 수원 삼성은 시즌 4패째를 경험하게 됐다. 1위 FC 안양보다 두 경기를 더 치른 가운데 승점 1점이 뒤쳐진다. 반면 천안은 수원 삼성이라는 대어를 낚고 꼴찌에서 벗어났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