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감탄 나오는 '연애남매'의 신박한 시도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5. 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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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음악·해외여행...이토록 버라이어티한 연애 리얼리티라니(‘연애남매’)

[엔터미디어=정덕현] 연애 리얼리티에서 빠지지 않는 게 여행이다. 한 숙소에서 함께 지내며 마음이 오고가는 과정들이 펼쳐지다가 여행을 가게 되면 약간의 일탈이 더해진 새로운 감정들이 피어나기 마련이다. JTBC X 웨이브 <연애남매>도 이 공식을 이미 활용했다. 강원도로 떠나는 데이트가 그것이다. 하지만 <연애남매>는 거기서 머물지 않고 싱가폴 해외여행이라는 보다 버라이어티한 요소를 집어넣었다. 해외에서의 데이트라는 새로운 색깔이 더해진 것.

이제와 되돌아보면 <연애남매>는 연애 리얼리티라는 기본 틀을 가져와 그 위에 다양한 장르적 소재적 결합을 시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일단 '연애'와 '남매'를 붙여, 연애 리얼리티의 멜로적 감성에 가족의 서사를 섞었다. 이로써 한 인물에 대한 매력은 개인적 매력의 차원을 넘어설 수 있는 물꼬를 열었다. 혈육의 시선을 통해 그 인물이 어떻게 성장하고 살아왔는가가 그 사람의 새로운 매력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용우가 주연의 오빠이자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타인을 포용하고 배려하는 인물인가를 알게 해준다. 재형과 세승이 깨발랄한 오누이 관계라는 건 두 사람이 가진 티없이 밝은 성격을 드러내게 해주고, 초아와 철현이 쉽지 않았던 가정사 속에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 남매라는 사실은 어려움을 극복해낸 인물들의 성숙한 매력을 더해준다. 윤하와 정섭의 따뜻한 오누이 관계는 두 사람의 따뜻한 면들을 부각시키고, 새로 합류한 윤재와 지원은 해외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매력들이 엿보인다.

여기에 연애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들까지 등장하면서 <연애남매>는 보다 가족적인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게다가 다른 남매들과 비교하게 되면서 섬세한 지원이 둔감한 윤재에게 서운함을 드러내고 윤재가 그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연애만이 아니라 남매 사이의 관계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연애남매>가 가진 버라이어티한 요소는 이러한 가족이라는 소재에만 머물지 않는다. 남매가 듀엣으로 하는 노래방 대회 같은 이벤트를 여는데, 이건 다분히 버라이어티쇼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노래 잘하는 재형이 세승과 선보이는 무대나, 매력적인 보이스를 선사한 지원의 모습 그리고 '하입보이'를 안무까지 더해 한껏 기분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낸 용우와 주연의 무대까지 그 자체로 새로운 볼거리가 됐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것이 그저 일종의 양념처럼 넣은 이벤트가 아니라 이들의 연애 감정에도 영향을 주는 변수들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지원은 재형에 대한 매력을 그가 보여준 무대를 통해 느끼게 됐고, 재형 역시 지원의 목소리에 빠져들었다. 싱가포르 여행에서 재형과 지원이 서로를 선택해 드디어 첫 데이트를 하게 된 데는 이 이벤트처럼 시도됐던 듀엣 노래방 대회가 한 몫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제는 해외여행 데이트라는 블록버스터급 버라이어티가 더해졌다. 함께 마음이 가는 사람과 비행기를 타고 낯선 해외에서 온전히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내는 과정은, 그간 국내에서 지내며 쌓아왔던 감정들이 증폭되는 시간이기도 하고 반면에 의외의 면들을 발견하고 조금은 실망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슬쩍 균열이 생긴 듯 보였던 정섭과 세승은 싱가포르에서의 데이트를 통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더 돈독해진 반면, 줄곧 서로를 선택해 이미 커플이 결정된 것처럼 여겨졌던 용우와 초아의 관계가 이 데이트를 통해 어딘가 엇나가는 느낌을 준 것이 그것이다.

싱가포르라는 해외 여행지를 배경으로 한 만큼 일단 새로운 풍경들을 보는 재미가 더해졌고, 그곳에서 음식을 먹거나 놀이기구를 타는 등의 여행 버라이어티로서의 재미도 느낄 수 있게 됐다. 또 너무나 예쁜 숙소에서 방 배정을 두고 벌이는 자잘한 게임적 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물론 그것은 그곳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케미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지만, 시청자들로서는 연애 리얼리티하면 늘 머물러 있는 그 틀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버라이어티한 재미 또한 느낄 수 있게 됐다.

사실 연애, 가족, 음악, 여행 등등 <연애남매>에 버라이어티한 재미로 부가된 요소들은 각각 떼어놓고 보면 특별하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 연애 리얼리티 안에 녹여 냄으로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감정들을 들여다보게 한 건 분명 새로운 감흥을 전해준다. 연애 리얼리티라는 이제는 트렌디해진 장르적 틀에 버라이어티한 요소들을 더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연애남매>의 시도는 그래서 볼수록 신박한 면이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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