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진흥원 찾은 유인촌 "BTS처럼 콘텐츠에 진정성 넣어달라"

이은정 2024. 5. 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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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산하기관서 직원들과 대화…"첫 장관 시절 설립, 도전과 모험해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방문…"여러 기관 간 중복 사업 조정 논의"
한국콘텐츠진흥원 직원들과 간담회 하는 유인촌 장관 (서울=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전남 나주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5.10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나주=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방탄소년단이 세계 많은 젊은이와 소통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진정성이죠. 드라마는 허구지만 진실로 받아들이도록 하면 성공하고요. '허구 속에서 진실을 찾는 것', 여러분은 그런 콘텐츠가 나오도록 지원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0일 전남 나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한 외국인 직원이 "K-콘텐츠가 유럽에서 인기인데 성공을 지속하려면 정부가 어떤 협력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손을 든 직원은 콘텐츠진흥원 미주유럽수출지원팀에서 문화협력 전문가로 일하는 샤를로트 드플라시외 씨. 프랑스 외교부 산하 기관 소속인 그는 양국 간 콘텐츠 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해 2년째 이곳에서 파견 근무하고 있다.

유 장관은 "한국은 정부가 마중물 정도의 역할을 했을 뿐 현장 예술가의 창의력이 중요했다"고 짚은 뒤 "최근 파리에서 한국과 프랑스 댄스팀이 함께 춤을 춘 광경에 관객들이 감동해 기립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이렇게 통하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수많은 콘텐츠에 진정성과 믿음을 넣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직원들과 간담회 하는 유인촌 장관 (서울=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전남 나주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5.10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날 유 장관은 나주에 있는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을 잇달아 방문해 직원들과 1시간 반에 걸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중 콘텐츠진흥원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첫 장관 재임 시절이던 2009년 5개 기관을 통합해 콘텐츠진흥원을 설립하고 개원식 축사를 했다. 이후 15년 사이 콘텐츠 수출액은 가전제품과 이차전지를 추월했고, 콘텐츠진흥원도 설립 당시보다 예산과 인력 등이 3배 정도 커졌다.

유 장관은 이러한 발전상을 짚은 뒤 "콘텐츠 산업의 시작과 끝인 중요한 기관"이라며 "양질의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기업과 창작자의 역량을 키워주는 게 핵심 역할이다. 행정적인 기획도 창의적인 일이니 도전과 모험을 멈추지 말라"고 격려했다.

유 장관은 또한 "콘텐츠진흥원의 해외비즈니스센터가 해외에서 문화예술, 체육, 관광 등을 아울러 소개하며 역할을 분명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콘텐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가 더 크다. 일례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우리의 철학, 정신적인 부분이 소개되고 김밥도 인기를 끌지 않나. 진흥원이 그 역할을 위한 접근을 더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찾은 유인촌 장관 (서울=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전남 나주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5.10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유 장관은 앞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에서도 정병국 예술위원장, 100여 명의 직원과 만나 기관의 업무 추진 방향과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예술위는 음악, 미술, 연극, 문학 등 기초예술 분야를 지원하고, 아르코극장과 미술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직원 중 전담심의관 7명을 선정해 분야별 전담심의제를 도입했으며, 성공 레퍼토리 창출을 위해 우수작품(예술인)의 후속 지원을 강화하는 등 지원 체계 전환을 꾀했다.

유 장관은 "(예술위는) 쌓인 세월이 길어 대변신해야 할 시점에 왔다. 50년간 해온 걸 답습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정부 정책을 떠나 이미 우리 문화예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다. 변화하는 시점에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떨어지지 않도록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술위 직원들은 이 자리에서 다른 예술 기관과의 중복 사업 조정, 지역 재단과의 연계 방안에 관해 질의하고 문화시설 운영의 필요성 등 다양한 의견을 냈다.

예술위 노조위원장은 "기관 간 또는 중앙과 지역 간 역할 재정립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일부) 기능 조정이나 분절적인 사업 개편이 창작·유통·향유의 선순환 구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고, 관련 직원들의 불안감이 있으니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나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찾은 유인촌 장관 (서울=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전남 나주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5.10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직원들 목소리를 들은 유 장관은 "문화뿐 아니라 체육, 관광 분야에서도 기관 간 중복된 사업을 정리해보려 한다"며 "기관의 목적에 맞는 일을 하도록 조정하는 것으로, 앞으로 기관 간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예술단체와 예술가가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다년간 레퍼토리 지원, 극장 특성화 지원이 그런 변화에 포함된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한번 지원으로 끝나지 않고 중요한 레퍼토리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문학, 미술, 연극 등 분야별로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대표적인 상품도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정병국 위원장은 "하루 평균 직원 30~40명이 서울로 출장을 가야 해 문화행정 최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가장 문화로부터 소외된 게 현실적인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미래를 예측하며 문화예술 트렌드를 만들어가야 하는 기관의 직원들이 지역에서 근무하는 어려움에 공감하는 한편 지역문화 진흥 측면에서도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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