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아버님댁 보일러 바꿔드려요"..."며늘아가 주방도 바꾸자"
발암물질 '조리흄' 빨아들이는 환기청정기와 시너지낼듯
보일러·환기청정기·주방가전 '3박자'...건설사 B2B 영업 경쟁력↑
"여보, 아버님댁 보일러 바꿔드려야겠어요"란 광고 문구로 유명했던 경동나비엔이 SK매직의 주방가전 일부 품목을 인수해 이제 며느리 주방도 바꿔주는 회사가 됐다. 보일러와 주방 가전 사업을 같이 해 앞으로 건설사를 상대로 한 B2B 영업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 8일 SK매직의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영업권을 37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기일은 9월30일로 올 상반기에 경동나비엔은 인수한 가전들을 판매만 하다가 하반기에 생산 라인을 이전받고 내년 초부터는 '나비엔 매직'이란 브랜드로 제품을 직접 제조도 하기로 했다.
SK매직의 주방 가전은 역사가 깊다. 1980년대에 당시 동양그룹 계열사던 동양시멘트의 가전사업부가 미국 회사 '매직쉐프'와 기술 제휴를 맺어 개발·생산하던 것을 SK매직이 인수했다. 오랜 역사와 기술력으로 SK매직은 일본의 린나이와 가스레인지, 인덕션 등 국내 쿡탑 시장을 5:5로 양분하고 있었다.
경동나비엔은 SK매직의 주방 가전을 인수한 것은 '환기청정기' 사업 때문이다. 환기청정기란 천장의 환풍구가 묵은 실내 공기는 내보내고 실외 공기는 정화해 들여와 창문을 열지 않아도 환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최근 '범죄도시4'의 배우 마동석씨가 "공기청정기는 환기는 할 수 없으니 오염된 묵은 공기만 돌고 돌고", "나비엔 환기청정 기술로 온 집안에 새 공기가 돌고 돌고 돌고"라며 선전한 제품이 경동나비엔의 환기청정기다.
환기청정기 중 '나비엔 키친플러스'는 주방에 특화된 제품이다. 쿡탑 위의 에어후드가 주방 요리 매연을 천장의 덕트(공기관)로 빨아들여 바깥에 내보내고 실외 공기는 정화해 들여온다. 여기에 기존 후드와는 다르게, 집안 전체의 환기청정기와 연동돼 키친플러스를 가동하면 각 방에서 공기를 빨아들이길 멈추고 내뿜기만 해 주방 매연이 집 안에 퍼지지 않고 후드로 직행하도록 돕는다. 후드는 가장자리를 따라 아래로 강풍을 쏴 쿡탑 주변에 에어커튼을 만들어 조리흄이 주방 밖으로 퍼지는 것도 막는다.
경동나비엔은 인수한 주방 가전을 켜면 키친플러스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연동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나비엔 매직과 키친플러스를 설치하면 조리할 때마다 후드를 켜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셈이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은 "사업간 시너지로 환기청정기가 공기질 관리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건설 경기 침체로 주방 가전의 업황이 좋지 않아 이번 인수가 경동나비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SK매직도 가전 사업의 전체 매출이 2020년 3116억원에서 주방가전 실적이 마지막으로 반영된 2022년에 2437억원으로 감소했었다.
경동나비엔은 이번 인수의 목적이 주방 가전 판매가 아니라 보일러와 환기청정기 영업 강화에 있다고 강조한다. 보일러와 환기청정기, 주방 가전을 따로 하는 경쟁사들보다 세 사업간 시너지를 내는 경동나비엔이 건설사를 상대로 한 B2B(기업간 거래) 영업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건축 관련법 규모가 큰 공동주택은 환기청정기를 의무 설치해야 하고, 주방에서 발생한 조리흄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될 정도로 유해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실내 공기질 관리를 향한 관심이 커 환기청정기와 주방 가전을 묶어 구매하는 수요가 커질 것으로 경동나비엔은 기대한다.
보일러와 온수기를 제외한 경동나비엔 기타 제품의 매출 비중은 최근 5년 동안 12~13% 수준이지만 절대적인 크기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김 총괄임원은 "경동나비엔은 공기질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주방가전과 환기청정기를 연계해 어떤 상황이든 종합적인 공기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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