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픽 리뷰] 짜증나도록 솔직한 게 매력인 연극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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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내뱉는 말과 감정들.
그리고 그 끝에는 왠지 모르게 씁쓸함과 뭉클함이 생기는 연극 '클로저'다.
그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관계를 옹호할 순 없지만 '클로저'에 담긴 의미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안나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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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나는 대사, 개성 강한 캐릭터 돋보여
김다흰, 진서연, 유현석, 안소희 등 출연
7월 14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거침없이 내뱉는 말과 감정들. 정말 짜증나도록 솔직하다. 그리고 그 끝에는 왠지 모르게 씁쓸함과 뭉클함이 생기는 연극 '클로저'다.
'클로저'는 현대 런던을 배경으로 앨리스, 댄, 안나, 래리 네 명의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드는 과정을 그린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네 남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고, 배신하고, 다시 사랑에 빠지는 복잡한 관계가 이어진다. 겉으로 보면 불륜과 양다리, 환승연애가 뒤엉킨 막장 치정극이다.
여기저기 '사랑해'라는 말을 내뱉고, 이쪽저쪽 오가는 이들의 지나치게 솔직한 모습을 보면서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충분히 짜증 나고 화도 날 만한 이야기다. 그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관계를 옹호할 순 없지만 '클로저'에 담긴 의미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기적인 사랑, 가벼운 욕망에 대한 비판의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스트레인저(stranger, 낯선 사람)와 클로저(closer, 가까운 사람) 사이, 즉 인간관계 속 사랑과 외로움의 관점으로 본다면 충분히 공감하고 아픔마저 느낄 수 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됐을까. 왜 쉽게 마음이 흔들리고 변하는가. 왜 누군가를 떠나지 못하고 집착하게 될까. 그 내면을 마주하면 분명 어느 한 지점에서는 뭉클함이 일게 될 것.
하나의 큰 사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네 남녀의 관계 변화를 통해 긴장감을 끌어내는 극이다. 무대 전환도 거의 없기에 캐릭터 자체의 존재감이 더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는 확실히 성공적이다. 유머러스한 대사, 독특한 캐릭터의 시너지가 좋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이번 시즌은 래리 역 이상윤, 김다흰, 안나 역 진서연, 이진희, 댄 역 최석진, 유현석, 앨리스 역 안소희, 김주연이 출연한다.
이중 김다흰은 유쾌함 속에 불안과 분노를 숨긴 래리를 그려냈다. 극과 극 에너지를 오가는 템포 조절이 돋보인다. 유현석의 댄은 정말 볼수록 짜증난다. 어느 인물과 붙어있어도 그렇다. 그만큼 감정에 숨김없는 댄을 잘 표현했다는 방증.
진서연은 그동안의 걸크러시 이미지와는 상반된 차분하고 유약한 안나를 선보인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안나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한다. 첫 연극에 도전한 안소희도 안정적이다. 당차고 거침없지만 사랑 앞에 나약한 존재.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인물을 충분히 묘사해 극 전체 몰입을 높여준다.
상황도 매력도 확실히 다른 4인 4색 캐릭터다. 관객도 그들 속에서 조금씩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터. 이기심이든 외로움이든 욕망이든, 누구의 입장에서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클로저'는 오는 7월 14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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