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은 걸쭉하게, 사과는 품위있게 하는 美 정치인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사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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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owe her an apology. I shouldn’t have been such a wiseguy.” (그녀에게 사과하겠다. 그렇게 잘난 척하지 말았어야 했다) |
이 임기 초 사과를 소환한 것은 최근 중남미 이민자에게 ‘불법’(illegal)이라는 단어를 쓴 것을 사과했기 때문입니다. “I regret using that word”(그 단어를 쓴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동이 빠른 편이 아닌데 사과는 언제나 초고속입니다. 사과의 언어도 ‘apology’ ‘regret’ 등 다양합니다. 바이든 대통령뿐만이 아닙니다. 한국 문화에서 보면 신기할 정도로 미국 지도자들은 사과에 능합니다. 사과의 기회를 놓치면 그 대가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자녀가 잘못했을 때 부모가 타이르는 말이 있습니다. “It’s never too late to say sorry”(미안하다는 말에 늦은 때란 없단다). 사과는 결코 나약함이나 패배의 증거가 아니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랍니다. 사과에 인색한 이들이 배워야 할 교훈입니다. 미국 역사에 남는 대통령의 사과를 알아봤습니다.
I misled people, including even my wife. I deeply regret that.” (나는 아내 힐러리를 포함해 국민을 오도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
이건 1차 사과였습니다. 나중에는 ‘sorry’도 동원했습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고 상원으로 넘어가자 급해졌습니다. 상원 표결 5분 전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I am profoundly sorry for all I have done wrong in words and deeds”(나의 모든 잘못된 말과 행동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 검은 옷의 힐러리 여사가 옆을 지켰습니다.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대통령 자리를 지켰습니다.
To the extent that the federal government didn’t fully do its job right, I take responsibility.” (연방 정부가 제대로 일하지 못한 범위 내에서 내 책임이다) |
이 사과가 논란이 된 것은 ‘responsibility’가 아닌 ‘to the extent’ 때문이었습니다. ‘정도 내에서’ ‘하는 한’이라고 범위를 규정지었습니다. 듣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 조건부 사과입니다. ‘to the extent that’을 빼야 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나중에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에서 카트리나 사태 때 ‘sorry’ 사과를 하지 않을 이유를 ‘정치적 고려’라고 해명했습니다. “Katrina presented a political opportunity that some critics could exploit”(일부 비판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치적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는 무사히 넘겼을지 몰라도 최악의 지지율로 퇴임한 대통령이 됐습니다.
I am sorry that they are finding themselves in this situation based on assurances they got from me,” (나로부터 받은 약속에 근거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돼서 미안하다) |
‘sorry’라고 확실하게 사과했습니다. ‘assurances they got from me’라고 잘못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개선 의지도 밝혔습니다. “We are going to do everything”(정부는 모든 일을 하겠다). 이때뿐만이 아닙니다. 외국에만 나갔다 하면 사과를 하는 통에 ‘사과 순방’(apology tour)이라는 조롱까지 받았습니다. 유럽 방문 때 “America has shown arrogance”
(미국은 오만했다), 아랍국가 방문 때 “we have not been perfect”(미국은 완벽하지 못했다), 테러와의 전쟁 실패에 대해 “we went off course”(미국은 항로를 이탈했다) 등 다양한 언어로 사과했습니다. 예외적으로 일본 히로시마 방문 때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를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명언의 품격
닉슨 대통령이 프로스트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거액의 인터뷰료를 제안받았기 때문입니다. 프로스트 측은 60만 달러(현재 가치 300만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뷰는 힘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과거에 프로스트와 인터뷰한 적이 있는 데 쉬운 질문들만 받았기 때문입니다. 오판이었습니다. 프로스트는 1년 동안 사전 조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 치밀하게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인터뷰 과정은 2009년 영화 ‘프로스트 vs 닉슨’으로도 제작됐습니다.
인터뷰 내용이 워낙 방대해 90분씩 4회에 걸쳐 방송됐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1회차 인터뷰는 4500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정치 인터뷰로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곤혹스러운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주변에 사과했느냐”라는 질문에 닉슨 대통령은 생각에 잠겼다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I let down the country. I let the American people down.” (나는 나라를 실망시켰다. 미국 국민을 실망시켰다) |
실전 보케 360
Mike, you suck!” (마이크, 당신 밥맛 없어) |
‘suck’을 의인화한 ‘sucker’(써커)도 많이 씁니다. 상대의 말을 잘 빨아들이는, 즉 잘 속는 사람을 말합니다. 상대를 속이고 나서 이렇게 놀립니다. “you sucker!”(이 바보야).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She is a sucker for romance movies.”(그 여자는 로맨스 영화 광팬이야)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연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22년 2월 7일 소개된 대통령 ‘핫마이크’ 사건입니다. 대중 앞에서 연설할 기회가 많은 대통령은 자나 깨나 마이크를 조심해야 합니다. 우연히 켜져 있는 마이크를 통해 사적인 대화 내용이 공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욕설이나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 창피도 그런 창피가 없습니다.
▶2022년 2월 7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07/111611535/1
He is a major-league asshole.” (메이저리그급 나쁜 녀석이야) |
It’s important for him to give me space.” (그는 나에게 여유를 줘야 한다) |
Yes, yes, yes. You are a one horse pony.” (알아 알아. 실력도 변변치 않은 주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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