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내몰린 네이버…정부는 "네이버 결정 존중"[라인 사태 ③]
관건은 유리한 협상…일본 사업 주고, 아시아 사업 가져야
정부 "네이버 결정 최대한 존중…부당한 조치엔 강경 대응"
[서울=뉴시스] 오동현 심지혜 최은수 기자 = 네이버가 지난 13년간 글로벌 사용자 2억명에 달하는 서비스로 키워낸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 기업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필요 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50대50으로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매각 수순이라면 유리한 협상해야
네이버 "기업 가치 높이는 걸 최우선 가치로 결정할 것"
이는 라인야후에서 네이버의 지분을 인수하라는 신호로 읽혀지면서 일본 정부의 부당한 압력 행사라는 국내 여론의 지적이 쏟아졌다.
이같은 비판 여론에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네이버 지분을 매각하라는 직접적인 내용은 없다"며 모호한 해명을 내놨지만,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빌미로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이사진 전원을 일본인으로 교체했다.
만약 네이버의 라인 지분 매각이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면, 앞으로 네이버가 얼마나 유리하게 소프트뱅크와 매각 협상을 타결시키는지가 관건이다.
메신저 라인의 일본 사업 지배력을 넘기는 대신 라인이 막대한 이용자를 보유한 동남아, 대만 등 아시아 사업권을 가져오는 시나리오가 이상적이지만, 당초 소프트뱅크와 맺었던 경영 통합 계획서에 어떤 조항이 담겼는 지에 따라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네이버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글로벌 성공 사례 '라인' 플랫폼의 경영권과 위탁 관계 등 기술 협력을 소프트뱅크에 순순히 넘겨주게 됐다는 점에서 네이버 뿐만 아니라 국익 측면에서도 막대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네이버는 "네이버 주주들을 위해, 또한 라인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들을 해나갈 것"이라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양국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으로 원칙을 분명히 해주신 정부의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우리 정부도 네이버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네이버의 판단이다. 정부는 네이버 입장에 따라 같이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앞으로도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필요 시 공동 대응할 것"이라며 "네이버와도 계속해서 관련 내용을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에 대한 부당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다만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개별 기업인 만큼 스스로 결정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정부의 우선적인 역할이라는 이유다. 대신 불합리한 조치가 있는 경우에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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