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최소 단위의 연습, 마이크로 리추얼 [서평]

2024. 5. 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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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리추얼: 사소한 것들의 힘  
장재열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더 성공해야 하고, 더 노력해야 하며, 더 보여줘야 한다고 믿는 그야말로 동기부여 강박의 시대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의 발달로 모두가 자기를 내세우고 드러내는 세상, ‘성장’과 ‘번아웃’이라는 키워드가 동시에 커져만 가는 아이러니한 시대 속에서 한 번쯤 스스로 자기 자신을 돌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의 힘, 그 작지만 큰 파장을 전하는 책이 나왔다. 

2013년부터 지난 10년간 서울대, 대기업 출신의 비영리단체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의 대표 상담가로, MZ 세대들의 내밀한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 청년 멘토로, 칼럼니스트 겸 방송인으로 크고 작은 활동을 꾸준히 해온 장재열 작가의 신작이다. 

그가 지난 10년간 상담을 하면서 느낀 한국 사회의 모습은 ‘러닝머신 시대’의 축소판 같았다고 말한다. 열심히 뛰어야 겨우 제자리를 보전하고, 조금만 멈추면 뒤처지는 것 같다고, 그래서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을 누구나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정신적인 소진과 멘털 문제들을 호소해왔음을 오롯이 경험하고 느껴온 것이다. 

“우리는 사회 구조적 모순, 경쟁의 심화, 부의 재분배 실패 같은 상황을 노력만으로 메꾸려고 하며 살고 있습니다. ‘내가 열심히 안 살아서, 내가 게을러서…’라면서 자꾸 내 탓을 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우리의 문제 중 상당수는 우리의 게으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자책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해요. 자책하며 더 더 더 열심히 달리다가는 언젠가는 탈이 나거든요.”

저자는 상담가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극복하고 이겨냈던 많은 심리적인 문제들을 돌아보며, 그 치유의 과정들을 모아 ‘러닝머신 위에서도 지치지 않고, 오늘 나 자신을 회복하고 살아갈 수 있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본인이 직접 겪었던 세 번의 번아웃에 대한 솔직하고 가감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일상에서 직접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몸소 실천해보았던 작은 의식, 마이크로 리추얼(micro ritual)을 제안한다. 여기서 마이크로 리추얼이란 아주 작다는 의미의 ‘마이크로’와 규칙적으로 행하는 자기 돌봄 의식을 뜻하는 ‘리추얼’을 합쳐서 만든 합성어로, 매일 자신을 위해 반복적,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습관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종이나 폰 메모장에 딱 한 줄의 선 긋기, 아무 책이나 펼치고 가장 눈에 들어오는 한 줄만 읽기 등 키워드만으로도 충분히 궁금증을 자아낼 만한 리추얼 방법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거창한 것이 아닌, 저녁의 나를 위해 아침에 내가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화장실에서도 할 수 있을 만큼의 아주 짧은 명상만으로도 충분히 일상 속 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음을 일깨운다. 상황별, 감정별로 적용 가능한 21가지 리추얼 레시피는 이 중에 나에게 꼭 맞는 것을 찾아 실천하고픈 의지를 북돋아주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셀프 워크북 형태를 띠고 있어 더욱 유용하다. 

“너무 의욕 넘치는 신입사원이 가장 먼저 탈이 나서 퇴사하듯이 인생을 조급하게 살아가도록 부추기는 메시지들을 적당히 무시할 필요가 있어요. 마음속 작은 주춧돌 하나를 쥐고, 마음의 중심을 잡고 자기만의 속도로 꾸준히 걸어가는 것. 조용히 나를 지켜나갈 수 있는 긴 호흡의 변화, 그것을 도와주는 나만의 의식을 하나씩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저자는 이처럼 자신을 소모하지 않는 선에서 내면을 점검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든든한 ‘셀프 리추얼’을 통해 아주 간단한 최소 단위의 습관을 만들어볼 것을 독려한다. 내 안에 감춰져 있던 자생력을 되찾는 여정을 경험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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