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0대 농민, 배추밭 갈아엎은 사연…“배추 비싸지만 농민은 헐값에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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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60대 농민이 1억원 상당의 배추밭을 갈아엎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부가 배추를 수입하기로 결정할 정도로 배추값이 올랐지만, 농민들이 도매시장에서 배추를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다며 이 사실을 알리고자 직접 지은 배추밭을 엎었다.
최근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의 정부 비축량 방출을 확대하고, 배추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하기로 한 것에 억장이 무너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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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국내 한 60대 농민이 1억원 상당의 배추밭을 갈아엎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부가 배추를 수입하기로 결정할 정도로 배추값이 올랐지만, 농민들이 도매시장에서 배추를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다며 이 사실을 알리고자 직접 지은 배추밭을 엎었다.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마평리에 사는 농민 A(65)씨는 11일 오전 7시부터 자신의 배추밭 2만9000여㎡(9000여평)에서 수확을 앞둔 배추를 일일이 뽑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는 오늘 안으로 배추를 모두 뽑아 버릴 계획이다.
이날 폐기하기로 한 배추를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계를 이용해 뽑으면 쉽게 끝나지만 폐기한 배추 처리에서 나오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뽑기로 했다.
지체장애(4급)를 가진 A씨는 3월 중순 파종한 뒤 혼자서 배추 농사를 지어왔다.
시골에서 농약도 치지 않고 농사를 지어 1등 품질의 배추로 키웠지만 수확을 열흘가량 앞두고 수확을 포기했다.
최근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의 정부 비축량 방출을 확대하고, 배추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하기로 한 것에 억장이 무너졌다고 한다.
가격 안정을 위해 다른 농산물에 대해서는 지원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배추 재배 농가에만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도 화가 났다.
“오죽 화가 났으면 불편한 몸으로 지은 농사를 포기하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배추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유통구조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농민들 형편은 나아지는 게 전혀 없다”며 “뼈 빠지게 일해도 돈을 벌 수 없는 농민들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나 수확을 포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배추가격은 소비자들에게는 비쌀지 모르지만 도매시장에서는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농민들이 받는 가격은 엉망인 상태이다. 나 혼자라도 수확을 포기해 농민들이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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