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으로 하나된 6남매…"살면서 제일 잘한 게 입양이죠"[인터뷰]

구무서 기자 2024. 5.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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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매 출산 후 2명 입양한 장성우씨 전화 인터뷰
울지도 않던 아이들, 가정 적응하자 감정 표현해
"첫째는 10명 입양하겠다고…아이들은 편견 없어"
"외벌이지만 어려움 없어…돈이 기준 돼선 안돼"
[서울=뉴시스] 제19회 입양의 날에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은 장성우씨 가족. 장씨는 4명의 자녀 출산 후 2명을 입양했다. (사진=장성우씨 제공) 2024.05.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저는 내성적이고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라 처음에는 입양 자체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면 아이 키우는 게 다를 게 없더라고요. 살면서 제일 잘한 일 중 하나가 입양이에요."

11일 제19회 입양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의 도움을 받아 지난 9일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를 나눈 장성우(48)씨는 인터뷰 내내 입양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함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0.778명으로 1명이 채 안 되는 현실 속에서 장씨는 친자녀 4명을 출산했다. 1~5년차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 수가 0.65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다자녀 가족이었다.

이런 장씨가 넷째 출산 이후 입양을 고려한 것은 가족과 주위의 영향이었다.

그는 "원래 자녀를 많이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입양은 생각도 못했었다"며 "다니던 교회에서 입양 가정 공동체가 있어서 활동을 하다 보니 입양에 대한 마음이 생겼고, 아내도 권유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제왕절개를 해서 4명을 낳았는데, 입양 후에는 오히려 건강하게 출산을 하게 된 것 같아 좋다고 말해줬다. 내가 살면서 제일 잘한 일 중에 하나가 입양인데, 그렇게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렇게 2019년에 입양을 통해 다섯 째 아이가 생긴 후에는 곧바로 여섯 째 입양을 생각하게 됐다. 그 결과 이듬해인 2020년에 여섯째를 입양했다.

장씨는 "우리는 똑같이 대한다고 하지만, 아이(첫 입양된 자녀) 입장에서는 입양된 것은 자기 혼자니까 외로울 수 있겠다고 아내가 얘기를 하더라"라며 "1명을 입양해보니 친자녀랑 다른 것도 없었고 해서 여섯 째를 입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섯 째와 여섯 째는 각각 생후 5개월, 6개월에 입양됐다. 장씨는 입양 초기 적응에 대해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처음에 왔을 때 아이들이 울지도 않고 표현을 많이 안 했다. 오히려 가정에서 지내면서부터 자기 감정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친자녀와 입양된 자녀들은 서로 친형제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

장씨는 "첫 째가 고등학교 1학년인데,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는 10명을 입양하겠다고 한다"며 "편견은 오히려 내가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은 편견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입양된 자녀들이 같이 밥을 먹으면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장씨는 자신을 아빠로 인정해줘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장씨는 경제적인 고충을 묻는 질문에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여섯 명의 자녀를 키우면 경제적 어려움을 많이들 걱정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먹는 식비에 돈이 가장 많이 나간다"며 웃음을 지은 장씨는 "나는 외벌이에 월급이 많지도 않지만 외식하는 대신 집에서 먹고, 돈을 잘 아껴 쓰면 특별히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섯 째를 입양할 땐 경제적인 부분을 많이 보고, 우리 자녀 수가 너무 많다 이런 조건(제약)들이 있었는데, 그런 게 입양 제한 조건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주변에서도 그런 기준 때문에 입양이 힘들다는 얘기들을 많이 듣는다. 입양은 양육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장씨는 공개입양가족으로, 여러 자조 모임과 연론 활동 등을 통해 입양 아동의 권익 보호와 복지 증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시설을 퇴소한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며 아동보호에도 힘쓰고 있다. 장씨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입양의 날에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장씨는 입양을 고려하는 예비 양부모에게 "나는 내성적이고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면 특별한 게 없다"며 "입양 자체가 생소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막연한 두려움만 없다면 입양으로 아이를 키우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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