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흥행이 다가 아닌데…데뷔 후 사라진 아이돌들

추승현 기자 2024. 5.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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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씨, TNX 등 오디션 그룹 활동 저조
프로젝트성 아닌 7년 계약 정식 그룹
오디션 화제성 별개, 장기적 플랜 필요
[서울=뉴시스] 클라씨. (사진=뉴시스 DB) 2024.05.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클라씨보다 방과후 설렘 출신 아이돌이 더 자주 보여요."

MBC TV 걸그룹 서바이벌 '방과후 설렘' 최종 데뷔 그룹 '클라씨' 팬들의 원성이다.

클라씨는 2022년 5월 데뷔 후, 그해만 3장의 앨범을 내리 발표하고 1년 2개월간 공백기를 가졌다. 4세대 대표 아이돌이 되겠다는 포부가 무색하게, 그사이에는 5세대 그룹들이 포진했다.

'방과후 설렘'에서 탈락한 연습생들도 그간 준비를 마치고 트리플에스, 미미로즈, 캔디샵, 리센느, 비비업, 비웨이브 등으로 속속히 데뷔했다.

오디션 후광을 받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타 오디션 출신 그룹들이 그렇듯, 방송 종영 이후 화제성이 있는 2~3개월 내에 데뷔한다. 클라씨도 공식을 따랐고 그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로젝트 그룹이 아닌 정식 그룹이라는 것이 동력을 잃게 했다. 통상 오디션 데뷔 그룹은 1~3년간의 활동 기한을 정해 놓고 프로젝트성으로 움직인다. 연간 계획이 짜여 있고, 해외 활동 및 콘서트 여부 등에 따라 음반 활동의 텀이 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거친 연습생을 선별해 방송을 하고, 즉각에서 데뷔조를 꾸린다.

반면 '방과후 설렘'은 소속사 자체 오디션의 성격이 짙었다. 7년 계약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세웠는데, 아이돌 그룹의 표준계약서상 최대 기간이다. 클라씨 소속사인 포켓돌스튜디오(산하 레이블 엠이오) 소속 연습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현재 방송 중인 엠넷 '아이랜드2 : N/a' 역시 자체 오디션이다. 오디션을 위한 오디션으로 24인을 추려 웨이크원 연습생 계약을 맺고, 방송에 내보내는 형식이다.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2TV '메이크메이트원'은 소속사가 없는 개인 연습생이라는 명목 아래 활동 기간을 무한으로 제시했다. 앞으로 최종 데뷔조가 메이크스타 소속으로 활동할 예정이라, 이 또한 자체 오디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경우 데뷔 전 팬덤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고, 멤버들의 조화, 팀의 콘셉트 등 관점에서 팀을 구성한다.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 오디션 '아이랜드'의 엔하이픈, '알유넥스트?'의 아일릿과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 '엔시티 유니버스 : 라스타트(NCT Universe : LASTART)'의 NCT위시 등이 그 예다. 오디션 화제성과 별개로 장기적 플랜이 중요한 팀이다.

[서울=뉴시스] 더뉴식스 (사진=피네이션 제공) 2024.05.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클라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2021년 방송한 SBS TV 오디션 '라우드(LOUD)'에서 선발된 피네이션의 보이그룹 더뉴식스(TNX)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코어 팬층을 만들어야 하는 데뷔 초 2번의 긴 공백기를 겪었다. 반면 같은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JYP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은 오디션 후광을 포기하고 3년간 트레이닝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이 개편되고, 데뷔 계획도 수차례 변경됐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연말 데뷔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클라씨는 올해 3분기를 목표로 컴백을 준비 중이다. 이들의 마지막 앨범은 지난해 12월 발매한 '윈터 블룸(Winter Bloom)'이고, 멤버 보은·지민이 포함된 프로젝트 그룹 에이식스가 지난 2월에 활동하는 등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포켓돌스튜디오가 클라씨 전후로 오디션 제작에 집중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활발한 활동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과 후 설렘' 시즌2의 1위 멤버 유준원이 제작사 펑키스튜디오(포켓돌스튜디오 산하 레이블)와 법적분쟁을 하면서 제작비가 81억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K팝 그룹들의 데뷔가 우후죽순 많아지면서 소속사는 오디션으로 먼저 이목을 끌려고 한다. 방송사는 광고와 음원, 공연 등 수익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오디션이 줄어들지 않는다. 화제성은 단발성으로 끝나기 때문에 공백기가 길어지면 팬들은 소속사가 방치한다는 볼멘소리를 한다. 소속사 차원에서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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