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으니까 딸 목소리 들려달라"…60대 남성이 경찰에 전화해 한 말

홍유진 기자 2024. 5.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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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으니까 우리 딸 목소리 한 번만 듣게 해줘요."

신고를 접수한 대조파출소 경찰관은 A 씨의 자택으로 출동해 자초지종을 들었다.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는 A 씨를 설득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신고가 있었기에 A 씨의 사정을 잘 아는 경찰은 병원 치료를 적극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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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앓던 1인가구 남성…경찰 설득 끝 병원 입원
ⓒ News1 DB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죽고 싶으니까 우리 딸 목소리 한 번만 듣게 해줘요."

지난 3월 서울 은평경찰서에 전화가 걸려 왔다. 술기운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수화기 너머의 60대 남성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딸과 한 번만 통화하게 해달라"고 했다.

신고를 접수한 대조파출소 경찰관은 A 씨의 자택으로 출동해 자초지종을 들었다. 오래전 이혼한 A 씨는 딸들과 연락이 끊긴 채 10여년째 고립돼 생활하고 있었다. 별다른 직업 없이 홀로 지내며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난 9일 오후 12시 30분. A 씨로부터 또 전화가 걸려 왔다. A 씨는 "우울증 약을 과다복용 했다"며 "지금 흉기를 들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한다"고 했다.

방 안 앉은뱅이 밥상에는 소주 두세 병과 공업용 커터칼이 놓여있었다. A 씨가 연습이라도 한 듯 책상에는 긁힌 자국이 가득했다. 바닥에는 우울증 약 봉투가 널브러진 채였다.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는 A 씨를 설득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신고가 있었기에 A 씨의 사정을 잘 아는 경찰은 병원 치료를 적극 권했다.

"따님 만나는 건 나중에 하시더라도 일단 건강부터 챙기셔야죠. 이렇게 하다간 따님도 영영 못 봬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부엌에 있는 흉기도 숨겼다.

몇 시간에 걸친 경찰의 끈질긴 설득 끝에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마음을 접고 응급입원에 동의했다. A 씨는 언젠가 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은 "우울증이 있는 독거 세대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설득 끝에 신속하게 응급입원 조치했고, 이후에는 관내 정신건강 보건센터에 연계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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